“저어새야, 또 놀러 와!”... 멸종 위기 야생동물 ‘저어새’ 위해서는 우리나라 서해안 보존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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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야, 또 놀러 와!”... 멸종 위기 야생동물 ‘저어새’ 위해서는 우리나라 서해안 보존이 중요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0.1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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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긴 주걱 모양의 부리가 큰 특징... 부리를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습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
저어새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지역은 우리나라 서해안... 전 세계 저어새 무리의 80% 이상이 모여서 번식
저어새는 독특하게 생긴 부리가 특징이다. 머리 뒤로 갈기처럼 늘어진 깃털을 자랑하는 저어새는 수컷이다. 수컷 저어새는 암컷 저어새를 유혹하기 위해 깃털을 기른다(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저어새는 독특하게 생긴 부리가 특징이다. 머리 뒤로 갈기처럼 늘어진 깃털을 자랑하는 저어새는 수컷이다. 수컷 저어새는 암컷 저어새를 유혹하기 위해 깃털을 기른다(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곧 우리나라를 떠나는 손님이 있다. 지난봄, 먼 곳에서부터 우리나라를 향해 긴 비행을 해 방문한 손님은 짧은 시간을 한국에서 보내다가 곧 우리나라를 떠날 예정이다. 이 손님은 바로 ‘저어새’다.

‘저어새’는 국제적 멸종 위기종이자 멸종 위기 야생생물 I 급인 여름철새다. 저어새는 멀리서 봐도 저어새인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개성이 강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긴 주걱 모양의 부리가 큰 특징인 저어새는 부리를 물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다. 저어새는 영어 이름도 ‘black-faced spoonbill’이라 불리는데 ‘검은색 얼굴을 가진 숟가락 부리’라는 뜻이다.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저어새는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2010년을 기준으로 약 2400여 마리 정도만 남아있다. 저어새는 주로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그중에서도 저어새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지역은 우리나라 서해안이다. 저어새는 인천 강화군, 옹진군, 전남 영광군 등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의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에 전 세계 저어새 무리의 80% 이상이 모여서 번식하는 것.

국내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는 2003년 조사에서 100여 쌍만이 확인됐으나, 2020년 조사에서는 1500여 쌍으로 증가했으며, 번식하는 장소도 5곳에서 19곳으로 늘어났다. 저어새는 우리나라에 4~5월에 도래하여 무인도에서 번식한 뒤, 8월부터 10월까지 서해안 갯벌에서 가을을 보낸다. 서서히 추워지기 시작하면 월동지인 대만, 홍콩 등으로 다시 날아간다.

저어새의 개체 수는 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보호 노력에 힘쓴 덕분에 1994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4년 351개체에 불과했으나, 2021년 1월 기준 5222개체로 증가했다. 저어새 보호를 위한 국제협력의 성과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성과다. 꾸준한 저어새 보전을 위해서는 월동지를 포함해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을 보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환경연구관은 “저어새 보전을 위해서는 월동지를 포함해 여러 국가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번식지가 집중된 우리나라 서해안 지역을 보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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