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우먼 파이터' 열풍 속 우려되는 '악마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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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우먼 파이터' 열풍 속 우려되는 '악마의 편집'
  • 부산시 부산진구 이은진
  • 승인 2021.09.20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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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댄서들의 기싸움 자극적으로 편집
제작자의 시선이 곧 시청자의 시선 명심해야

요즘 나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푹 빠져있다. 바로 엠넷에서 방영하고 있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라는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를 화요일 밤 10시가 되면 TV 앞으로 달려가 본방사수하게 만든다. 현재 인터넷은 물론 SNS에서까지 ‘스우파 과몰입 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를 비롯한 많은 시청자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열광하고 있다.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K팝 아티스트들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댄서들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들의 독특한 개성과 인정받는 춤 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한 악마의 편집이 눈에 띄면서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나는 프로그램 안에서 댄서들끼리 말로 도발해 분위기가 싸해지는 장면, 특정 댄서에 대해 안 좋게 평가하는 장면에서 악마의 편집이라고 느꼈다. 나처럼 본방사수 하는 친구 또한 ‘엠넷 또 악마의 편집 시작됐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고, 또 다른 친구는 ‘엠넷 편집에 지쳐서 춤추는 걸 보는 맛에 방송을 시청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방송에서 댄서들의 기싸움 등을 자극적으로 편집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했지만, 편집에서 오는 불편함은 숨길 수 없었다.

방송 프로그램과 편집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더욱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 간의 기 싸움을 보여주면 시청자들은 사이가 좋지 않다고 받아들일 수 있고, 방송에서 특정 인물을 안 좋게 비추면 시청자들은 그 인물에 대해 안 좋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작자의 시선이 곧 시청자의 시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악마의 편집을 없애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방송 제작자와 시청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방송 제작자는 시청자들에게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편집된,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연출을 보여줘야 한다.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는 잠깐의 자극에 반응하는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 방송에서의 편집이 불편하다고 생각 되면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또한 가져야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편집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악마의 편집은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에서 모든 사실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 잠깐의 자극만 집중하고 호응하기보다 편안하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써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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