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의 고라니' 자전거와 자동차의 불편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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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의 고라니' 자전거와 자동차의 불편한 동행
  • 부산시 해운대구 강지호
  • 승인 2021.09.20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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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하기좋은 가을날씨 자전거 이용자 증가
일 년 중 9월 자전거 교통사고 가장 많이 발생해
자전거 이용자는 안전장비와 교통법규 준수해야

아침저녁으로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불과 몇 주 전에는 뜨거운 햇살과 숨통을 조이는 더위로 시원한 바다, 계곡 말고는 야외활동을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9월로 넘어가면서 아파트 단지나 강변은 선선한 바람을 만끽하기 위해 산책을 나온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집에 방치됐던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최근 볼일을 보러 나가면 도로 위 자전거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도로 위 자전거와 자동차들의 불편한 동행이 시작된다.

일 년 동안 교통사고 관련된 기사는 항상 찾아볼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자전거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9월에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도 주말에 운전을 하게 되는데 유독 요즘 자전거를 자주 마주친다. 운전자 입장에서 자전거가 도로에 나오면 오토바이만큼 신경 쓰인다. 인터넷에서는 고라니와 자전거를 합쳐 고라니처럼 도로 위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를 유발한다는 뜻을 지닌 '자라니'라는 합성어가 유행할 정도이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해 사고 발생 시에도 교통사고로 처리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전거를 편한 교통수단이라고만 생각하며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다. 나도 중학생 때 학교가 멀어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하였는데 그 당시 자전거가 자동차에 준하는 교통법규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요즘 자전거 이용자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에 반해 무리지어 라이딩을 하는 동호회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동호회조차도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을 sns에서나 뉴스를 통해 자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신호위반이나 도로 위를 달릴 때 옆의 차를 신경쓰지 않아 사고로 이어지는 형태이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사고가 나지 않으면 유유히 사라진다. 그 이후의 정신적인 고통, 뒤처리는 온전히 자동차 운전자의 몫이다.

그렇다면 도로 위에서 자동차와 자전거가 사이좋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교통법규에 대한 기본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교통법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전거 운전자들이 지켜야 하는 법규를 훑어보면 운전자와 동승자는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한다. 그리고 음주를 한다면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또한 이용해선 안되며 야간에 자전거를 이용할 때 라이트는 반드시 켜야 한다. 당장 집 앞에만 나가봐도 기본적인 법규조차 준수하지 않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호).
자전거를 이용하는 한 시민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강지호).

건강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상에 자전거는 정말 최고의 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건강과 편리함,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앞의 편리함만 생각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안전 수칙을 제대로 인지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는 자전거 이용자가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안전과 교통법규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 지금보다 성숙한 자전거 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을 한다면 도로 위 자전거와 자동차의 불편한 동행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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