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검은 손길... 미디어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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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검은 손길... 미디어 역할 중요
  • 부산시 남구 박재희
  • 승인 2021.09.18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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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장악, 공포정치 다시 시작
아프가니스탄 평화와 자유를 지키는 언론 필요해

대학생인 나는 주말 내내 바빴다. 그런데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과제를 하는 동안 한 나라는 무장 테러 단체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2021년에 듣기엔 참으로 현실성 없는 이야기 같지만, 이 일은 중동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테러 단체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몸살을 앓고 있다. 테러 단체였던 탈레반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잡고 나라를 마구 흔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중동의 2000년대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번 탈레반의 정권 탈환에서 2000년대의 같은 사건을 떠올릴 것이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여성들은 머리, 몸은 물론 눈까지 덮은 천을 칭칭 감고 다녀야만 했고, 어린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자랐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 공포정치가 시작됐다. 현지 실상을 정확히 전하는 미디어가 필요하다(사진: 픽사베이 무료제공).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 공포정치가 시작됐다. 현지 실상을 정확히 전하는 미디어가 필요하다(사진: 픽사베이 무료제공).

그러나 이전과 달리 탈레반은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를 약속했다. 과연 그들은 그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까? 놀랍진 않으나 벌써 탈레반의 거짓말은 들통났다. 여성의 얼굴이 그려진 광고판은 회색 염료로 덮여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여자 어린이들은 고등 교육을 받지 못한다. 이런 일이 2021년에 일어난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통해 나 역시 잊었던 다짐을 되새겼다. 내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지원하고, 언론인이 되기로 각성한 이유는 1980년의 참된 선배님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이것은 정부의 탄압에 저항하지 못한 죄책감에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이 낸 공동 사직서의 문장이다. 이 사직서는 단순히 시사에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토론을 좋아하던 나를 각성시켰다.

아프가니스탄의 봄은 올까? 제대로 된 정권을 되찾고, 시민들이 자유로워질 날이 올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테러 단체인 탈레반의 정권은 결코 평화와 자유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똑똑히 보았다. 탈레반을 피해 공항으로 도망치던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생명력과 자유를 향한 갈망을 봤다. 그들은 변화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국제 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원조를 지원해주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프가니스탄의 실상을 기록하고, 국제 사회에 알려 그들의 아픔을 대신 전하고, 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진정한 자유와 평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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