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팬덤문화 규제... 한류에도 불똥 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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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팬덤문화 규제... 한류에도 불똥 튈 우려
  • 부산시 남구 김민진
  • 승인 2021.09.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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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발표
중 대사관은 '한류 규제' 아니라지만 악영향 불가피

최근 중국 정부의 칼날이 ‘팬덤문화’로 향했다. 지난 8월 말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팬클럽 간의 갈등 발생 차단과 연예인을 위한 미성년자의 과도한 소비 제재 등을 목적으로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를 발표했다.

이러한 중국의 규제는 한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는 중국 당국의 발표에 따라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이유로 방탄소년단 지민 팬클럽 계정을 포함한 여러 한국 스타 팬클럽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게시글을 삭제했고, 중국 디지털 음원 판매 플랫폼 역시 개인당 음원 구매 수량을 제한했으며 앨범 구매도‘1인당 1개’로 지정해 판매량에 타격을 줬다.

중국 정부가 지나친 팬덤 문화 규제에 나선 가운데 한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중국 정부가 지나친 팬덤 문화 규제에 나선 가운데 한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한국의 팬덤문화를 경험해본 나는 중국의 규제가 충격적으로 와닿았다. 물론 우리나라 내에서도 과열된 팬덤문화는 지양해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팬덤의 자발적인 노력 혹은 팬덤 간 경쟁 유도 구조를 없애는 음원 플랫폼의 혁신적인 변화가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규칙을 정하고 강제로 지키게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범하는 행위로 보였다. 또한 1인당 1개로 제한한 소비는 대량구매를 단속할 수 있을지언정 그로 인해 발생하는 대리구매 현상, 앨범값 상승, 불법 거래 등의 더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주한 중국 대사관은 한국 연예인 팬클럽 규제 등의 대중문화 규제가 한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상황이 명백히 한류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진출에 문제가 생길 것은 당연하고 한국 드라마 수출에도 다양한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인 아이돌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그들로 인해 한 그룹의 활동 상황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최근 엔터 시장이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한령 이후 막힌 중국 시장에 대항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다양한 방면으로 새로운 시장을 물색하기 시작했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었다.

한류라는 대중문화의 교류에 제한이 생기는 것은 국가 간의 관계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앞으로 정부는 중국의 규제가 케이팝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지 확인하며 적절한 대응을 준비할 필요가 있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시각을 넓혀 부득이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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