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도쿄 올림픽, 세계인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하는 평화의 축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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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도쿄 올림픽, 세계인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하는 평화의 축전을 기원한다
  • 일본 외무성 지역협력실장 오스카 츠요시
  • 승인 2021.07.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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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츠요시일본 외무성 이해촉진교류실장
오스카 츠요시
일본 외무성
지역협력실장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막했다. 60여 년 전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올림픽 깃발(五輪の旗)’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올림픽, 올림픽. 이 말을 듣기만 해도 우리들의 가슴은 뛰어요"로 시작되는 내용이었다. 1964년 도쿄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었을 당시, 나는 채 두 살도 되기 전이었기에 당연히 그때의 기억은 없다. 그렇지만 당시에 처음으로 일본이 개최하는 올림픽에 열광했을 사람들의 벅찬 감정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올림픽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은 전 세계적으로 다 똑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때, 나는 개막식 현장에 있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주경기장에 8세 소년이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했다. 올림픽 개막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때의 감동은 세월이 한참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는 한국 전체가 올림픽 분위기로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고 들떠 있기까지 했었다.

앞에서 말한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올림픽 깃발’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전 세계에서 선수들이 자국의 국기를 들고 참가합니다. 모든 선수들이 같은 규칙을 따르고 또 같은 조건 아래 힘과 기량을 겨룹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끼리 승리를 위해 싸우는 동시에 함께 어울리며 우정도 다집니다. 올림픽이야말로 정말 세계 최대의 평화의 축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한껏 고조시키기도 하고 또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이 바로 스포츠의 힘이다. 고대올림픽은 전쟁까지도 멈추게 만들었다. 스포츠를 통해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5대륙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이 올림픽이다. 오륜기의 다섯 개 고리는 5대륙을 잇는 평화의 상징이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가 반쪽 대회로 개최된 데 반해, 1988년 서울올림픽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평화 축제였다. 동서를 불문하고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연결되었다. 88 서울올림픽은 한국이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30년 후에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다. 남북 간의 긴장된 분위기 속에 개최된 동계올림픽 개막식에는 북한 대표단도 모습을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그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성사되었다. 세상에는 스포츠만이 가능한 평화의 역할이 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며 사람들과의 만남조차도 어려운 상황에 부딪히고 있다. 나는 얼마 전 한 대학생을 만났다. 그는 올해 3월 졸업할 예정이던 대학생인데 유급해서 학교에 남는다고 했다. 그런데 유급의 원인이 학업 성적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꿈으로 가득 차야 할 대학 생활이 코로나로 인해 사라져 버렸고, 잃어 버린 그 소중한 시간을 되찾기 위해 일부러 유급을 결정했다고 한다. 그냥 졸업하면 나중에 후회가 남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 같다.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1년이 연기되어 23일 개막했지만 많은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리게 되었다. 각국 대표 선수들은 이날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땀을 쏟아 왔다. 또한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동등한 조건 아래 경쟁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학수고대해 왔다. 비록 관중석은 비어 있어도 올림픽 대회 기간 중 경기를 통해 전 세계의 시청자와 선수는 한마음, 하나가 될 수 있다.

도쿄 올림픽은 장장 17개월 동안 사람들의 교류와 활동을 막아 온 코로나19를 극복하며 열리는 올림픽이다. 스포츠로 전 세계 사람들이 다시 뭉치는 축제이기에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번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은 평창, 도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이웃 나라 사이의 릴레이 올림픽이기도 하다. 한중일 3국이 연속적으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일련의 올림픽 개최는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단절되었던 것들을 다시 회복시키려는 불굴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 주는 것이다.

전 세계인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세계인의 축제, 평화의 축제인 올림픽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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