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플레이리스트...'휴가때' '밤 산책때' 입맛대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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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플레이리스트...'휴가때' '밤 산책때' 입맛대로 듣는다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21.07.2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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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에서 '해변의 여인', '바다' 등 여름 소재 노래 재조명
'밤 산책족' 늘면서 '밤 산책할 때 듣기 좋은 노래' SNS서 유행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로는 로파이 재즈 음악 인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가요계에선 듣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여름 노래’가 속속 발매되고 있다. 지난 5월 오마이걸은 청량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Dun Dun Dance’를 통해 컴백했으며 트와이스는 6월 ‘Alcohol Free’라는 노래로 중독적인 사운드와 함께 컴백했다. 소녀시대 소속의 태연은 ‘weekend’라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당장이라도 여름휴가를 떠날 것만 같은 이미지로 돌아왔다.

자연스레 SNS에선 무더운 날씨와 어울리는 ‘여름에 듣기 좋은 노래’ 플레이리스트가 유행이다. 최근에 발매된 노래부터 듀스의 ‘여름 안에서’, 쿨의 ‘해변의 여인’, 코요테의 ‘바다’, 엄정화의 ‘Festival’ 등 다양한 세대 노래를 아우른다. 대학생 장재훈(24, 울산시 울주군) 씨는 “코로나 때문에 여름휴가를 제대로 못 즐기는 상황에서 여름 노래를 통해 대리만족을 많이 느낀다”며 “잠시나마 바닷가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여름철을 맞아 여름을 소재로 한 노래가 유행이다(사진: 유튜브 채널 'song song' 캡처).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름을 소재로 한 노래가 유행이다(사진: 유튜브 채널 'song song' 캡처).

이처럼 무더위를 맞아 여름과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가 유행인가 하면, 이보다 더 독특한 플레이리스트들도 SNS상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재택생활을 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답답함을 없애고자 야간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SNS에선 ‘밤 산책을 하며 듣기 좋은 노래’도 인기를 얻고 있다. 딘딘의 ‘널 사랑하면 안돼’, 은욱의 ‘깨우지 마’, 소유의 ‘기우는 밤’, 파테코의 ‘Rainy Day’ 등 주로 잔잔하면서도 산뜻한 노래들이 플레이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밤 산책을 즐긴다는 정성엽(24, 대구시 동구) 씨는 “조용한 밤에 혼자 걸으면서 노래를 들으면 기분 전환이 된다”고 말했다. 안태훈(24, 경남 양산시) 씨는 “어떤 노래를 듣느냐에 따라 산책할 때 주변 환경도 달라보인다”며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산책하면 주변 풍경도 더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밤 산책을 하며 듣기 좋은 노래’를 접한 네티즌들은 “여름에 선선한 밤 공기를 맡으며 잘 듣고 있다”, “제목만 보고 재생 목록에 추가했다”, “산책 안 하고 밤에 창문 열고 들어도 너무 좋다”, “오늘 밤 산책 플레이리스트는 이거다”, “집에서 들어도 밤에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재택생활의 증가로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자 '밤 산책할 때 듣기 좋은 노래'가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밤 산책할 때 듣기 좋은 노래'가 인기를 얻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밤 산책 외에도 드라이브할 때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도 인기다. 기분 전환 목적으로 할 수 있는 드라이브 분위기에 어울리게 신나는 노래들이 플레이리스트로 꼽힌다. 대학생 이송섭(24, 대전시 동구) 씨는 “밤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하는데 그럴 때 노래를 틀면 더욱 재밌다”며 “‘카풀’이라는 노래가 최애 드라이브곡이다”라고 말했다.

‘게임할 때 듣기 좋은 노래’도 있다. 특히 국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롤(LOL)’을 할 때 틀어놓으면 게임이 더 잘 풀린다는 노래가 ‘롤’ 유저들 사이에서 인기다. 주로 게임 분위기와 어울리는 팝송이나 매드무비 음악이 플레이리스트에 포함된다. ‘롤’을 즐겨한다는 성민주(22, 울산시 중구) 씨는 “롤이 짧게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 한 판에 20~40분 정도 소요돼서 노래를 틀어 장기전의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다”며 “노래를 틀면 게임에서 지더라도 화가 덜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현준(20, 부산시 연제구) 씨는 “평소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롤을 하는 편”이라며 “그런 노래를 들으면서 하면 집중도 잘 되고 게임 기량도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외출 준비할 때 트는 노래’는 외출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분을 한층 북돋아준다. 조니 스팀슨의 ‘Gimme Gimme’, 테일라 팍스의 ‘Dance Alone’, 조던 데니스의 ‘Crumbs’, 프리티 머치의 ‘Stars’ 등 잔잔하면서도 빠른 템포의 팝송들이 대표적이다. 대학생 권지영(23, 부산시 사하구) 씨는 “노래를 틀어야 몸이 더 빨리 움직이게 돼서 준비 시간을 단축시킨다”며 “적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플레이리스트들이 있지만 조금은 웃픈 반응을 자아내는 플레이리스트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여러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는 가운데 IT 기업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선 이른바 ‘코딩 붐’이 이어지고 있다. ‘코딩 붐’ 덕분에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도 SNS나 유튜브 상에서 생겨났다. 음질을 의도적으로 열화시켜 LP나 카세트테이프로 듣는 것처럼 지직거리는 느낌을 주는 장르인 ‘로파이(Lo-Fi)’ 형식의 재즈 음악이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로 부상하고 있다. 코딩을 배우는 공대생 이도형(24, 울산시 울주군) 씨는 “코딩할 때 빠른 음악을 들으면 집중이 흐트러지는데 ‘로파이 재즈’ 음악은 잔잔하기도 하고 성질을 덜 건드려서 좋다”고 웃픈 반응을 보였다.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로 로파이 재즈가 SNS에서 주목받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로 로파이 재즈가 SNS에서 주목받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딩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네티즌들 역시 ‘코딩할 때 듣기 좋은 노래’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재밌는 반응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평소 코딩을 하면 완전 화나는데 노래 들으면서 하니까 은은하게 화난다”, “코딩 잘 모르는데 코딩 배운 사람들이 이 노래 듣고 반응하는 게 웃기다”, “코딩 안 하고 놀고 있을 때 노래가 알고리즘에 떠서 할 일을 만들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SNS에서 성격유형검사 ‘MBTI’가 화제인 가운데 MBTI 성격 유형별 플레이리스트도 만들어졌다. 창의적이며 설득력도 겸비해 타고난 리더 체질이라는 ‘ENTP’ 성향인 사람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는 경쾌하고 빠른 박자의 팝송들로 이뤄진다.

반면 조용한 편이고 감성적이라는 ‘INFP’ 성향인 사람들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는 코스믹보이의 ‘Can I Love?’, 도시의 ‘Lovememore’, 지바노프의 ‘We’, 백예린의 ‘내가 잘 모르는 것처럼’ 등이 포함된다. 모두 잔잔하고 차분한 스타일의 노래들이다.

사람만 트렌드에 맞춰 옷을 입는 게 아니다. 노래 역시 시기나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옷을 입고 우리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제는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린 노래. 앞서 언급한 플레이리스트 말고도 각자에게 어울리는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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