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두피 접촉시 혈관에 침투해 악영향 주는 화학성분 PPD 지목
PPD 함유량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제품들 많아 주의해서 살펴봐야
직장인 박수현(51, 울산 울주군) 씨는 1년 전 새치를 가리기 위해 미용실에 가서 염색을 했지만 마냥 좋아할 순 없었다. 염색약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다량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박 씨는 “염색을 하고 며칠 동안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고 머리 결도 돌아오지 않더라”며 피해를 호소했다.
2019년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 미용실에서는 염색제의 산화 반응으로 내부 공기가 과하게 오염됐고 미용실 원장을 포함한 3명이 실신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과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헤나 염색약 사용 후 부작용이 일어났다는 게시글이 우후죽순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헤나 염색약을 사용하고 얼굴이 까맣게 착색되고 반점이 얼굴에 올라왔다며 헤나 염색약은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게 골자였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상태 너무 심각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라 심해진다”, “레이저 시술로도 치료하지 못한다”, “왜 업체 이름을 공개 안 하냐”, “자격증도 없는 염색방들은 막아야 한다”, “천연 염색제도 이제는 믿지 못하겠다”, “판매하는 사람 입장에선 누구나 천연이라고 홍보할 텐데 믿으면 안 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염색을 할 때 머릿결이 상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지만 진짜 신경해야 할 부분은 염색약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의료계에선 염색약에 들어있는 ‘PPD’라는 화학물질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PPD는 교차반응으로 여러 가지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며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PPD(Para-phenylenediamine)는 파라페닐렌디아민을 의미하는 화학물질로 염색약 내에서 과산화수소, 암모니아 등과 만나 염색약의 착색을 돕는 기능을 한다. PPD는 두피와 직접 접촉할 경우 혈관 속까지 들어가 신체 내의 각종 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피부염이나 각막염 등을 유발한다. 때문에 국내에선 염색약의 PPD 함유량을 3%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최근 염색을 시도한 정수영(24, 울산 남구) 씨는 “전역 후 머리를 길러 꾸미기 위해 염색을 했는데 두피가 자주 간지러웠다”며 불편했던 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염색약에서는 PPD 함유 여부만 명시하고 있을 뿐, 함유량까지 명시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판매되는 염색약들이 PPD 함유량을 잘 지키고 있는 지 알 도리가 없다.
PPD의 유해성이 인정되며 최근에는 PPD를 함유하지 않은 염색약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시중에서 PPD를 함유하지 않은 염색약들을 구하리란 쉽지만은 않다. 한 국내 화장품 판매업체 관계자는 "아직 PPD를 함유하지 않은 염색약이 들어오지는 않아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식 SNS를 통해 “설령 천연 염모제라고 해서 부작용이 없다는 게 아니다”며 “매회 사용 전 패치 테스트를 사용하고 사용 시 두피에 염모제가 닿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