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vs 인상' 내년도 최저임금의 결말은?... 노사 양측 신경전 가속화 난항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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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 vs 인상' 내년도 최저임금의 결말은?... 노사 양측 신경전 가속화 난항 거듭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21.07.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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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위원 최저임금 올해와 마찬가지로 8720원 동결 요구
근로자위원은 올해보다 23.9% 인상된 1만800원 제시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최저임금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은 부결돼
입장 차로 다시 전원회의 열기로...최저임금고시 시한은 8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노사 양측의 논쟁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 사, 공익위원 총 27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 회의가 열렸다.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안’을 상정했으며 최저임금 수준과 사업 종류별 최저임금 구분 여부가 주요 내용이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먼저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으로 시간당 8720원을 제출했다. 올해 최저임금과 같은 금액으로 동결을 요구한 것이다. 사용자위원은 제시안의 근거로 현재 적용되고 있는 최저임금도 적정수준의 상한선이라고 할 수 있는 중위임금 대비 60%를 이미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는 6차 전원 회의에서 “이는 G7 국가보다도 높은 수치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요인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사용자위원은 “노동생산성의 증가율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시빅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전년대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로 나온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영여건 악화가 지속되면서 최저임금을 더 올리는 것은 무리라는 것도 사용자위원의 제시 근거다.

반면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으로 시간당 1만800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23.9% 높은 수치다.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은 노동자의 생활안정 및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해야 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평등 및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박희은 부위원장은 6차 전원 회의에서 “생활 물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나 현재 최저임금은 가구생계비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노동자의 소득 증대 및 소비 진작 역시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시급이 문제가 아니라 물가를 말도 안 되게 올린 게 문제다”, “이 시국에 인상하는 게 말이 되냐”, “이러다가 대부분의 요식업은 부부 자영의 소규모로 축소될 듯”, “논쟁 자체가 코로나 상황에서도 타격을 받지 않는 대기업 기준 아니냐”, “중소기업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몰라도 기본적인 아르바이트까지 시간당 1만800원을 받는 건 너무한다”,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 모든 임금의 기준이 돼야 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구직자 4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와 같아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36.2%는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15.7%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구직자 4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와 같아야 한다고 응답했다(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구직자 4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와 같아야 한다고 응답했다(사진: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6월 말까지였던 법정 시한을 넘기게 됐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8월 5일이다. 결국 양측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7차 회의를 갖기로 했다. 제7차 전원회의는 이번 달 6일에 열리며 제8차 전원회의는 이번 달 8일에 열린다.

추가적으로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 여부에 대한 안건은 부결됐다. 최저임금 위원 27명이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11명, 반대 15명, 기권 1명으로 집계됐다. 사용자위원 측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침체기에 빠진 숙박 및 요식업체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내년에도 모든 업종이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받게 됐다.

사용자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의 사업 종류별 구분적용을 시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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