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오피스의 진화... '공간구독'에서 '코워킹스페이스'까지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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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오피스의 진화... '공간구독'에서 '코워킹스페이스'까지 '공유'
  • 취재기자 강지원
  • 승인 2021.06.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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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단점 보완
사용료만 지불하면 돼 업무효율, 비용 절감
협업 커뮤니티 통해 창업 아이디어 등 공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제는 비대면 생활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자연스레 아르바이트부터 직장생활까지 재택근무 형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업무 효율성 감소, 직장 동료 간 유대감 저하 등 여러 문제점들이 대두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거점근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거점근무란 본사가 아닌 직원의 가장 가까운 사무실로 출근하는 형태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2050 직장인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8.6%가 거점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희망하는 이유로는 출퇴근 시간 감소, 업무 효율성 강화, 코로나로부터 안심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직장인 박수현(51, 울산 울주군)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 주부 입장에선 업무를 하는 중에 집안일까지 눈에 들어와 신경 쓰이지만, 거점근무는 업무를 집안일로부터 분리시켜줘 효율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거점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인크루트 캡처).
직장인 10명 중 8명은 거점근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인크루트 캡처).

거점근무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사무실을 임대하는 데서 나아가 이제는 ‘공유 오피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공유 오피스는 말 그대로 하나의 사무실을 여럿이서 공유하는 형태다. 일정 기간 업무 공간을 제공해 주는 것을 포함해 월 단위, 하루, 혹은 시간제로도 대여해준다. 덕분에 직장인뿐만 아니라 대학생들 또한 과제를 목적으로 이곳을 찾기도 한다. 업무 데스크부터 컴퓨터, 화이트보드 등 기본적인 집기나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기에 일반 사무실을 방불케 한다.

일반 사무실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공유 오피스의 모습이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일반 사무실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공유 오피스의 모습이다(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공유 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비용 절감’이다. 공유 오피스는 규모를 쉽게 조정할 수 있어 금전적인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울산에서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김영익(46, 울산 동구) 씨는 “일반적으로 사무실을 임대하면 보증금, 월세, 관리비 등 부담해야 할 부분들이 많은데 공유 오피스를 사용하면 사용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1인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다 보니 소규모로 회사를 운영하거나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도 여기서 나온다. 비슷한 분야에서 근무하는 창업자들은 한 공간에 모여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공유 오피스는 단순히 개인만의 공간이 아니라 협업 커뮤니티로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공유 오피스는 협업 게시판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창업자들이 보다 수월하게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비슷한 분야의 근무자들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협업 게시판이 마련돼있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비슷한 분야의 근무자들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협업 게시판이 마련돼있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프리랜서들 또한 공유 오피스를 자주 찾는다. 프리랜서들은 특정 기관이나 회사 소속이 아닌 자유계약 신분이다 보니 평소 본인들의 업무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공유 오피스는 제격이다. 공유 오피스 운영자 김영익(46, 울산 동구) 씨는 “공유 오피스를 찾는 손님들 중 프리랜서가 가장 많다”며 “일정 기간 입주하는 분들부터 필요한 날에만 시간제로 사용하는 분들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특히 프리랜서 중에는 행정적인 업무 외에도 미술이나 공예 같은 실무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도 많다 보니 공유 오피스에는 실무 작업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실무적인 업무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있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공유오피스에는 실무적인 업무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공유 오피스는 다수의 회의실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재택근무자, 창업자, 프리랜서 등 개인으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소규모 회사 차원에서도 공유 오피스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덕분에 공유 오피스에서 회의실 대관 사업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업무 목적의 공간 외에도 휴게실이나 카페테리아 공간도 있어 일하는 중 휴식을 취하기에도 편하다. 혼자 사용하는 공간이 아닌 공용 시설이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 전용 휴게실을 갖춘 공유 오피스도 있다. 카페테리아에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나 음료수, 커피 머신까지 구비돼있어 손님들이 업무 중 자주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프리랜서로 근무하는 박경찬(24, 부산 수영구) 씨는 “공용 오피스를 한 번 사용해 봤는데 당시에 라운지나 공용 휴게실이 배치돼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화 부스까지 갖추고 있어 통화 역시 부담 없이 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 및 카페테리아의 모습이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공유 오피스내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 및 카페테리아 내부 모습이다 (사진: 취재기자 강지원).

이렇듯 공유 오피스를 찾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공간 구독 서비스’라는 개념까지 탄생했다. 공간 구독 서비스란 기존 공유 오피스의 개념을 넘어 공용 공간을 다양한 입지로 확대하여 여러 장소에서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간 구독 서비스 업체 모아N비즈스퀘어 운영총괄담당자 전용균(서울시 중구) 씨는 “이동성이 요구되는 분들에게 다양한 장소에서 공유 오피스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공간까지 제공해 이른바 ‘모바일 워킹’을 실현시킨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평소 고정적인 개념으로만 생각하던 공간의 틀을 깬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공간 구독 서비스까지 탄생하고 있다 (사진: 모아N비즈스퀘어 홈페이지 캡처).
최근에는 공간구독 서비스라는 개념까지 탄생했다 (사진: 모아N비즈스퀘어 홈페이지 캡처).

‘코워킹스페이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는 협업의 공간을 의미한다. 언택트 시대가 찾아오면서 공간의 개념이 진화하는 지금 공유 오피스는 최적의 ‘코워킹스페이스’로도 떠오른다. 재택근무가 질린다면 공유 오피스를 한 번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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