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흡연실 있으나마나"...‘성인석’ 등에서 버젓히 흡연, PC방 전체는 담배 연기 자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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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흡연실 있으나마나"...‘성인석’ 등에서 버젓히 흡연, PC방 전체는 담배 연기 자욱
  • 취재기자 조예원
  • 승인 2021.06.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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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에 흡연실 있어도 ‘성인석‘ 등 별도 구역에서 담배 피는 사람 다수
종업원은 제재 안하기 일쑤...비흡연자는 간접흡연에 괴로움 토로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이 간접흡연을 경험한 장소는 길거리가 37.04%로 1위이고, 아파트 내 복도, 계단, 베란다가 20.2%로 2위, PC방이 15%로 3위를 차지했다. 길거리나 아파트에 비해 PC방은 유동인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비율로 간접흡연을 경험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황 모(22) 씨는 PC방을 다녀오면 비흡연자임에도 불구하고 몸이나 옷에 담배 냄새가 배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담배 냄새가 싫어서 흡연실과 최대한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했는데도 담배 냄새가 옷에 묻어나서 기분이 나쁘다. 황 씨는 “PC방에서 흡연실이 아닌 곳에서 버젓히 담배를 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한 명 한 명 찾아가 담배를 피면 안된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국에 신고하자니 과정이 복잡할 것 같아서 꺼려진다”고 말했다.

PC방에 흡연실이 별도로 있음에도 암암리에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PC방 내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PC방에 흡연실이 별도로 있음에도 암암리에 실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PC방 내 간접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김영원(22) 씨는 자주 가는 PC방에서 흡연실이 있는데도 ‘성인석’이라는 성인만 들어 갈 수 있는 별도 공간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흡연실이 별도로 있어도 성인석이 일종의 흡연구역처럼 활용되다 보니 전체 PC방에 담배 냄새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PC방에서 담배 냄새가 많이 나서 알바생에게 항의하면 성인석에서 피는 거라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PC방 알바생은 내가 예민한 사람인 것처럼 대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PC방, 대형 음식점, 전체 면적 1000m²(약 303평) 이상의 사무용 건축물 등을 금연 시설로 지정하고, 위반 시에는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도 PC방 내 흡연부스가 아닌 공간에서의 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금연 길라잡이의 자료에 따르면,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경우 250여 종 이상의 발암성 혹은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되며, 비흡연자라 하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20∼30% 증가한다. 대학생 조우현(21) 씨는 “PC방을 자주 가는 편인데 갈 때마다 담배 냄새가 역할 만큼 심하다. 이 정도로 간접흡연을 하면 직접 담배를 피는 것보다 더 몸에 나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금연구역을 ‘다수인이 모이거나 오고 가는 일정한 장소’라고 정확한 기준 없이 명시해 두었기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오면 흡연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흡연자인 대학생 이 모(22) 씨는 흡연구역이 많지 않는 고충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 씨는 “근처에 흡연구역이 있으면 당연히 그곳에서만 담배를 핀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도저히 흡연 구역을 찾을 수가 없을 때가 많다. 흡연구역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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