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와의 전쟁...주택가 쓰레기 불법 투기로 주민과 당국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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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와의 전쟁...주택가 쓰레기 불법 투기로 주민과 당국 속앓이
  • 취재기자 오현희
  • 승인 2021.06.19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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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최근 3개월간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 73건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홍보와 성숙한 시민의식만이 해법

여느 때와 다름없이 외출하려는 주부 최근희(46) 씨는 한숨을 쉬며 외출을 잠시 미룬다. 집 앞에 누가 버렸는지도 모르는 쓰레기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최 씨는 잠깐 화를 내다가도 이내 체념한 듯 묵묵히 쌓여있는 쓰레기를 청소한다.

전북 전주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전주 전역을 대상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 집중단속에 나선 결과 총 73건의 불법 투기 사례가 적발됐다. 청소지원과 김상선 씨는 불법 투기에 대해 “실제로 단속을 나가면 의외로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모르거나 불법인지 모르고 투기하는 시민들이 많다. 차량을 이용한 다량 투기는 명백히 불법인지 알지만, 폐기물 배출 신고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안 내기 위해 일부러 투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주시는 18건의 현장 적발 사례 중에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물과 재활용품을 혼합해 버린 사례가 13건으로 가장 많다고 발표했다. 전주시민 오탁환(50) 씨는“혼합된 쓰레기 같은 경우에는 환경미화원이 수거해가지 않아서 내가 따로 정리해야 한다. 당시 (혼합된 쓰레기를 정리하는) 상황을 다시 떠올리니 입에서 욕설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전주시의 한 주택가 앞 쓰레기 모습. 잘 정리된 분홍색 봉지와 하얀색 큰 봉지를 제외한 나머지 쓰레기 봉지들은 집 주인이 아니라 모두 다른 사람들이 버린 것이다. 하얀색 작은 봉지에는 음식물까지 섞여 있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전주시의 한 주택가 앞 쓰레기 모습. 잘 정리된 분홍색 봉지와 하얀색 큰 봉지를 제외한 나머지 쓰레기 봉지들은 집 주인이 아니라 모두 다른 사람들이 버린 것이다. 하얀색 작은 봉지에는 음식물까지 섞여 있다(사진: 취재기자 오현희).

재활용 쓰레기는 분리수거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분리수거 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는데 아파트 등을 제외한 주택, 빌라 등은 마땅한 분리 시설이 없다. 주택에 사는 직장인 전고은(21) 씨는“분리수거 시설이 없어서 재활용 쓰레기를 소재별로 각각 모아 봉투에 담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분리수거 시설 설치는 시에서 측정된 예산의 문제도 있지만, 주민들의 합의도 필요하다. 김 씨는“분리수거 시설을 원룸 밀집 지역 등 길가 쪽에 설치하면 사람들이 분리배출 품목이 아닌 것을 거기에 올려둔다. 추가로 쓰레기를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본인 집 앞에 두는 게 아닌 분리수거 함에 산적하다 보면 분리수거함 인근 주민들은 악취 등 여러 이유로 피해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길거리에는 상가에서 버린 여러 종류의 쓰레기가 쌓여있어 길거리 미관을 해친다. 그런데 지나가는 사람들은 일회용 컵 등을 쌓여있는 쓰레기에 은근슬쩍 버리곤 한다. 고등학생 오승희(17) 씨는“그래도 나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쓰레기를 집까지 가지고 가지만, 또래 친구들은 종종 쓰레기를 버릴만한 데가 없어 길거리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곳에 버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주시는 쓰레기 불법 투기 대책으로 쓰레기 불법 투기를 단속함으로써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경고성 계도만 하는 것이 아니고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홍보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김 씨는 각 동 통장들을 통하여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병집 전주시 정원도시자원순환본부장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쓰레기 불법 투기 사태에 대해 불법 폐기물을 신속하게 정비하고 불법 투기자에게는 과태료 부과 등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최 씨는“올바른 생활 쓰레기 배출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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