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을수록 화제가 된다?” 오만가지 선물하는 MZ세대...별의별 것을 다 선물하는 '별다선' 선물의 유희화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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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을수록 화제가 된다?” 오만가지 선물하는 MZ세대...별의별 것을 다 선물하는 '별다선' 선물의 유희화가 트렌드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6.1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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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SNS와 커뮤니티에서 쓸데없는 선물 추천해 주는 게시글 등장
11번가·카카오톡 선물하기, 트렌드에 발맞춰 ‘별별 선물’ 코너 제공
MZ세대가 열광하는 이유는 가성비보단 가잼비 추구하는 경향 때문
배달음식 상품권, 승차권 선물하기 등 다양한 선물하기 등장하는 중

요즘 MZ세대 사이에선 ‘선물의 유희화’가 대세다. “선물은 무조건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옛말에서 벗어나, 쓸모없는 선물일수록 더욱 '화제템'이 되는 무용의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받으면 헛웃음이 나오지만 뜬금없고 의외성 있는 선물일수록 그들의 남다른 재미가 더해져 인기다.

(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는 쓸데없는 선물을 추천해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게시글에서 추천해 준 아이템은 알 작은 선글라스, 삼겹살 양말, 벽돌 베개 쿠션, 동물 팬티, 짚신, 물고기 슬리퍼 등이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각종 SNS와 커뮤니티에 ‘쓸데없는 선물 리스트’를 추천해 주는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게시글을 보면, 인스타그램에서 생일인 친구나 기념일 때 선물하기 좋은 ‘쓸데없는’ 이색 선물을 추천해 알려주고 있다. 게시글에서는 바퀴벌레 쿠션, 짚신, 오이 케이크, 바닷가재 슬리퍼, 미니요정 비눗방울, 알 작은 선글라스, 털보 뱃살 티셔츠 등 다양한 참신한 선물들을 추천해 줬다.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너 이거 보고 사준 거지”, “와, 대박 쓸데없는데 갖고 싶다”, “딱 너를 위한 생일선물이다”, “너무 웃기다. 받으면 어떨까?”, “내년 너의 생일선물이야”, “진짜 너무 웃긴다. 받고 싶은 거 골라봐라”, “저거 내가 받은 건데, 지금은 집 구석에 박혀 있다”, “이건 사야 한다. 내가 가지는 게 아니라 선물로 주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11번가 앱 화면 캡처).
11번가에서도 선물하기 전문관 내 '별별 선물'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11번가 앱 화면 캡처).
(사진: 11번가 앱 화면 캡처).
별별 선물 코너 답게 각종 기발하고 엉뚱한 상품들이 나열되어 있다(사진: 11번가 앱 화면 캡처).

오만가지를 선물하는 ‘선물의 유희화’ 트렌드는 각 업계에도 스며들었다. 11번가는 선물의 유희화 트렌드를 반영해 ‘별별 선물’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특이한 선물을 원하는 사람은 11번가 선물하기를 통해 전문관 내 ‘별별 선물’ 코너를 찾으면 된다. 이 코너에는 모아이 석상 휴지케이스, 햄스터 방석, 스팸 에어팟 케이스, 바퀴벌레 쿠션, 대형 족발 인형, 삼겹살 반팔 티, 100달러 두루마리 휴지 등 기발하고 엉뚱한 제품들이 마련돼 있다.

(사진: 카카오톡 앱 화면 캡처).
카카오톡 선물하기 '쓸데없는 선물' 코너에서도 참신한 상품들이 제시되어 있다(사진: 카카오톡 앱 화면 캡처).

지난해 7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쓸모없는 선물’ 카테고리가 신설됐다. 쓸모없는 선물 카테고리에서는 랜선 선물 교환식에서 선물하면 좋은 화제템들을 추천해 줬다. 추천한 아이템은 영어&한자 화장지, 요술봉 비눗방울, 트럼프 머리카락 양말, 벽돌 베개 쿠션, 콩순이 화장대 장난감, 동물 팬티 등이다. 신유리(22, 울산시 북구) 씨는 “친구들 생일 때마다 카카오톡 쓸모없는 선물 카테고리에서 생일선물을 자주 보내주곤 했다”며 “간편하게 그냥 기프티콘으로 보낼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기도 하는데, 내가 쓸모없는 선물을 먼저 보내니까 받은 적도 많아서 집에 쌓여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MZ세대가 선물의 유희화 트렌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 사이에서 이러한 트렌드는 ‘별다선’이라고 불린다. 별다선은 별의별 것을 다 선물한다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MZ세대 사이에서 별다선의 유행은 재미(fun)를 소비(consume)하는 펀슈머(funsumer)에서 기인한다. 이들은 가성비보다는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상품의 실용성이 아닌 유희화를 소비한다는 것.

(사진: 김예슬 씨, 윤유정 씨 제공).
금발가발(왼쪽)과 콩나물 에어팟, 동물 우산, 가재 슬리퍼, 바퀴벌레 쿠션도 별의별 선물들이다(사진: 김예슬 씨, 윤유정 씨 제공).

대학생 김예슬(21, 부산시 남구) 씨는 “돈 주고 내가 가지려고 사는 건 아깝지만, 다른 친구에게 남다른 선물로 재미를 주기 위해 사는 건 하나도 안 아까운 것 같다”며 “서로 선물을 주고받으면서 별의별 것을 다 준다 싶다가도 받으면 괜히 쓰지도 않으면서 재밌고 즐긴다”고 말했다. 윤유정(20, 경남시 거제) 씨도 “요즘 같은 시대에서 웃기란 참 쉽지 않은데, 이런 쓸모없는 선물들을 보고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며 “평범한 것을 뛰어넘어 독특함이 잔뜩 밴 선물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사실 선물은 의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쓸데없는 선물일수록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김소민 씨 제공).
MZ세대들은 쓸데없는 선물 교환식을 하면서 가장 쓸데없는 선물을 가져 온 사람을 가려내는 경쟁도 하고 있다(사진: 김소민 씨 제공).
(사진: 김소민 씨, 김정완 씨 제공).
가수 박진영 머그컵 굿즈(왼쪽)와 어린이 휴대용 소변기(사진: 김소민 씨, 김정완 씨 제공).

쓸모없는 선물 교환식은 친한 지인 간 재미 삼아 “누가 더 쓸데없는 선물을 주는가”를 경쟁하는 문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MZ세대 사이에서는 친구들끼리 가장 쓸데없는 선물을 사 온 사람을 가려내는 선물 경쟁도 하며, 직접 받은 선물들을 SNS에 공유한다는 것. 김정완(23, 울산시 남구) 씨는 “매년 연말 파티 때 가장 쓸모없는 선물을 가져오는 사람을 뽑는 내기를 한 경험이 있다”며 “각종 신박한 선물들이 많이 나왔는데, 나는 유아용 소변기를 받아서 재미도 있었고 SNS에 올리면 다른 친구들도 같이 웃으면서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민(22, 대구시 남구) 씨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 처음엔 황당하고 어이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생각나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고 내가 제일 신박한 선물을 가져오면 뿌듯하기도 하다”며 “실제로 가수 박진영 얼굴이 담긴 머그컵을 선물한 적 있는데, 받은 친구도 종종 머그컵 사진을 보내주며 웃기도 하고 즐거웠던 추억으로 기억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으로라도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비대면 생활이 전반에 퍼지면서 선물하기로 지친 마음을 달래주면서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소비를 통해 자기 취향과 신념을 알리며 기쁨을 찾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별다선 트렌드에 맞춰 각 업계에서는 계속해서 다양한 선물하기를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배달의 민족, 요기요, 신세계까지 선물 시장에 뛰어들면서 질적·양적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 배달의 민족 앱 화면 캡처).
배달의 민족에서도 트렌드에 발맞춰 배달음식을 선물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사진: 배달의 민족 앱 화면 캡처).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말 ‘배달음식 상품권’ 선물하기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서비스는 배달의 민족 앱 선물하기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마음을 담은 편지 카드와 함께 상품권을 최대 10명의 지인에게 한 번에 발송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외식 약속을 잡아 식사하기 어려운 상황을 대신해 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T에서는 기차·시외버스 등 승차권 선물하기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승차권 선물하기 서비스도 등장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지난 5월 21일 카카오T에서 기차·시외버스 승차권 선물하기를 선보였다. 카카오T 앱에서 선물받은 승차권으로 바로 탑승이 가능해졌다. 기차표와 버스표를 선물하려는 이용자는 카카오T 앱에서 승차권을 예매한 후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연동해 승차권 받을 사람을 선택만 하면 된다. 카카오톡 친구라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승차권을 주고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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