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위상이 달라진 막걸리...전통 제법으로 막걸리 빚는 양조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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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위상이 달라진 막걸리...전통 제법으로 막걸리 빚는 양조장을 가다
  • 취재기자 정재원
  • 승인 2021.06.16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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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저씨들 술에서 지금은 MZ세대가 찾는 술로
막걸리 인기가 늘면서 다양한 막걸리 양조장도 눈길
양조장을 관광 콘텐츠로 만들 연구가 필요한 시점
등산을 다니는 아저씨들을 컨셉으로 영상을 찍는 한 유튜브 채널의 영상의 한 모습. 아저씨 연기를 하고 있는 개그맨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이 영상에서만 봐도 알 수 있듯 과거 막걸리는 아저씨들의 대명사였다(사진: 유튜브 피식대학Psick Univ 캡처).
등산을 다니는 아저씨들을 컨셉으로 영상을 찍는 한 유튜브 채널의 한 장면. 아저씨 연기를 하고 있는 개그맨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사진: 유튜브 피식대학Psick Univ 캡처).

'막걸리 빚기'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막걸리를 빚는 작업 자체는 물론, 막걸리와 관련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 막걸리의 모든 것이 문화재청에 의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막걸리, 탁주, 이런 단어를 들으면 젊은 사람들은 다음날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픈 술, 아저씨들이 마시는 술 등 젊은 세대와는 조금 먼 술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하지만 막걸리는 이제 더 이상 아저씨들의 술이 아니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막걸리를 주로 파는 가게에 젊은이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 다양한 막걸리가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막걸리가 쏟아지면서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양조장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맑은 물, 좋은 공기,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한 최적의 자리에 위치한 양조장

울산시 상북면에 위치한 한 양조장. 인적이 드문 굉장히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울산시 상북면에 위치한 한 양조장. 인적이 드문 굉장히 외딴 곳에 위치해 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KTX 울산역에서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 달린다. 외곽이라고 할 수 있는 KTX 울산역에서도 그렇게 차를 타고 더 들어가니 정말 인적이 드물었다. 기자가 탔던 택시의 기사 아저씨는 "이 근처엔 택시를 불러도 잘 오지 않고 버스 배차시간도 들쭉날쭉하니 손님들이 다시 나가겠다고 하면 일을 보는 동안 기다려 주겠다"고 했다. 그 정도로 이 양조장은 외진 곳에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보니 도심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임에도 공기가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술을 만들기에 최적의 자리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이 양조장 막걸리는 한 부부가 집안 전통방식으로 빚어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던 가양주에 지역적 특색을 넣고 브랜드화에 성공시켜 전국에서 유명한 막걸리가 됐다.

양조장 곳곳에서 보이는 막걸리의 흔적들...장독에는 막걸리 정보가 쓰여있어

막걸리를 담아둔 장독대들과 장독대 겉면에 적힌 안에 든 막걸리의 정보. 이 장독대를 보며 여기가 막걸리를 만드는 곳이 맞구나란 생각이 들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막걸리를 담아둔 술독.  항아리 겉면에 안에 든 막걸리의 정보가 적혀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양조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옹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외부인을 맞이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 옹기 항아리 안에는 실제로 막걸리가 들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술독 겉에는 안에 들어있는 막걸리의 정보를 나타내는 표시가 적혀 있었다.

건물 내부도 슬쩍 쳐다봤다. 건물 내부에도 막걸리를 만드는 재료로 추정되는 것들이 많았다. 막걸리를 담기 위한 술독도 있었다. '이 곳이 양조장이 맞구나'란 실감이 들었다.

막걸리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주막...코로나 때문에 야외에서 시음

본 건물 옆에 위치한 막걸리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주막이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본 건물 옆에 위치한 막걸리를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주막이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본 건물 옆에 막걸리를 시음해보고 살 수 있는 주막이 있었다. 이 주막에선 막걸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술, 장류, 화장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원래는 이 안에서 시음도 가능하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장애물 때문에 시음은 야외에 위치한 테이블에서만 가능했다.

확실히 평범한 막걸리와는 달랐던 청량감이 살아있는 막걸리

주막에서 시음을 요청하면 종이컵에 한 잔씩 따라 안주거리가 될 약간의 과자와 제공한다. 원래는 주막 내부에서도 시음이 가능하나 코로나 상황에선 야외테이블만 이용가능 한 것 같았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주막에서 시음을 요청하면 종이컵에 막걸리 한 잔과 안주거리가 될 약간의 과자가 제공됐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양조장까지 왔는데 막걸리를 한 잔 안 먹어 볼 수 없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긴 조금 불편한 위치인데도 굳이 기차를 타고 간 이유도 막걸리를 마시기 위함이었다.

이 양조장의 막걸리는 다른 일반적인 막걸리와 달리 톡 쏘는 청량감이 특징이라고 한다. 실제로 마셔보니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느껴졌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마시는 느낌이었다. 술을 잘 알지 못하는 기자였지만 이 술은 뭔가 맛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혹시 이 술의 맛이 궁금하다면 부산의 'F1963', 서울의 '노들섬', 그리고 온라인으로도 판매를 하고 있으니 한 번쯤은 먹어볼만 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양조장을 지역관광 콘텐츠로 만들어보자!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칭다오맥주 박물관. 독일이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을 당시 만들어진 맥주공장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 박물관은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중국 칭다오에 위치한 칭다오 맥주박물관. 독일이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을 당시 만들어진 맥주공장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 박물관은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됐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칭다오에 위치한 칭다오 맥주박물관, 암스테르담의 하이네켄공장, 또 국내엔 제주에 위치한 제주맥주브루어리. 이들은 모두 공장을 콘텐츠로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맥주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직접 만드는 체험도 시켜준다. 견학이 끝난 후에는 갓 뽑은 맥주를 제공한다. 이런 점은 많은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의 술에 관한 법이 바뀌었다. 이제 중소형의 사업자들도 막걸리, 수제맥주 등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전국엔 이미 많은 양조장이 있다. 법 개정을 계기로 더 많은 양조장이 생기기도 할 것이다. 막걸리 장인이 막걸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공장에서 기계로 뽑아내는 것 보다 훨씬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주지 않을까? 또 자신만의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체험을 시켜준다면 많은 관광객들은 양조장을 찾을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양조장을 지역 관광의 콘텐츠로 만들 방법을 연구해 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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