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 지구인 화명체육공원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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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 지구인 화명체육공원에 가다
  • 하봉우
  • 승인 2013.01.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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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북구 화명동에 위치한 화명체육공원의 준공식이 열렸다. 이 공원은 다른 공원들과는 달리 ‘4대강 정비 사업’의 국내 첫 완공 지구였기 때문에 준공되기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준공식이 열린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다수의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갔고, 이곳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과 부정적인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기자는 화명체육공원이 어떤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공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21일에 이곳을 직접 갔다.

기자는 화명동에서 공원으로 출입할 수 있는 세 곳의 진입로 중 한 곳을 선택해 공 원으로 걸어 들어갔다. 진입로의 인도는 한 사람이 겨우 통행할 수 있을 만큼 협소했고 그만큼 위험했다. 기자는 자전거를 끌고 진 입로 밖으로 나오는 한 할아버지를 진입로 에서 마주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비켜섰다. 다행히 도로에 차가 없어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했다간 언 제라도 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였다. 부산일보의 한 보도에 따르면, 진입로와 진입로의 인도가 비좁고 위험한 이유는 부산시와 북구청이 진입로와 주변의 길에 대한 공사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입로를 통과하자 공원의 입구까지 도로가 이어져 있었는데, 이곳은 진입로 보다 더욱 위험천만했다. 사람들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오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도로에는 횡단보도는커녕 인도조차 없었다. 오직 자동차나 오토바이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때문에 사람들은 도로에 자동차가 없을 때 움직이거나 길이 아닌 주변의 공터를 이용해 이동했다. 간혹 몇몇 사람들은 자동차가 지나다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한 채, 자동차의 바로 옆에 붙어서 걷기도 했다. 이는 ‘곡예’ 또는 ‘자살행위’에 가까운 행동이었지만, 사람들은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인도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식이었다.

그리고 이 도로 주변은 허허벌판과 방치된 공사 폐기물만이 가득했는데, 이것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스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동구 수정 2동에 거주하는 최명자(57) 씨는 공원의 공사가 덜 된 공터들이 땅만 차지할 뿐,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공사를 하려고 흙을 부어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곳이 많아요. 이런 곳은 보기에도 휑하고 잡풀만 자라나요. 사람들이 이용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나무를 심든, 운동 시설을 만들든 간에 하루 빨리 어떻게든 진행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 도로와 공터를 지나면, 여러 체육 시설 들이 갖추어져 있는 ‘제대로 된’ 화명체육공 원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제대로 된’ 곳 이라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람 들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장소와 인적이 뜸한 장소에는 적고 많은 쓰레기들이 공원 을 방문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원 안 보행로 주위의 갈대숲이나 도랑 주변에 는 과자 봉지나 음료수 병, 혹은 비닐 봉지 에 쌓인 쓰레기 뭉치들이 널브러져 있었는데, 이 쓰레기들은 버려진 뒤 오랜 기간 방치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는 몇몇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며 공원의 청결과 위생을 위해 세심하게 일하는 사람이 적거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구 범천 4동에 살고 있는 박성근(42) 씨는 모처럼 만에 가족 소풍을 나왔는데 공원의 쓰레기들 때문에 즐거웠던 기분이 반감됐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 쓰레기들은 분명히 화명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일반 사람들이 버린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박 씨는 “공원을 이용하는 누구 하나 이 쓰레기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이것은 고쳐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모두 동참해 조금의 쓰레기라도 치워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것이 아닌 듯한 쓰레기를 양 손에 든 채 가던 길을 갔다.

화면강변공원에는 이런 문제점들과 같은 단점도 많지만, 반면에 그에 상응하는 장점 또한 많다.

공원으로 들어서 강이 있는 방향으로 조금만 걷다보면 ‘화명체육공원의 명소’인 목재데크가 나온다. 목재데크는 강물로부터 유입돼 만들어진 저수지나 도랑 위에 목재 다리를 놓아, 공원 안의 여러 곳을 연결한 시설을 말한다. 사람들에게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목재데크를 따라서 정처없이 걷다보면, 공원 내에 있는 감동진 나루터에 도착하기도 하고, 사람보다 키가 큰 갈대들이 가득한 갈대숲에 이르기도 한다. 이는 마치 목적지가 없는 자유 여행같기도 하다.

진구 양정동에 사는 김경희(33) 씨는 목재데크가 매우 인상깊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목재데크를 걸으면서 자연과 하나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물가에 있는 오리와 물고기를 보니까 더욱 그랬어요. 목재데크는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초화원이라는 화원도 있다. 우리나라의 야생화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인데, 꽃에 대 한 설명이 붙은 푯말과 함께 수십 종류의 꽃이 전시되어 있다. 일목정연하고 깔끔하 게 정리가 되어있는 화원의 모습은 사람들 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쉬운 점은 지금은 꽃이 피는 철이 아니라 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화원에는 젊은 층의 사람들 에 비해 노년층의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 유를 매년 활짝 피어 활력을 되찾는 꽃처럼, 노년층들도 자신들의 젊음을 되찾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공원 안에는 축구 경기장 크기 만한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자유롭게 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드민턴이나 간단한 공놀이와 같은 다른 체육 활동도 가능했다. 한 마디로 말하면 ‘다목적 인라인스케이트장’이었다. 그리고 인라인스케이트장 주위에는 개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여러 체력 단련 시설이 설치돼 있어서, 간단한 근육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기에 편리해 보였다.

북구 화명 3동에 거주하는 박민우(28) 씨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취미다. 박 씨는 집 근처에 널따란 인라인스케이트장이 생겨서 흡족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인라인스케이터들끼리만 어울리는 게 아니라 일반 사람들도 하고 싶은 운동을 하면서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 더욱 좋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공원에는 ‘미니 축구’를 할 수 있는 풋살 경기장도 있다. 풋살은 한 팀에 5명 정 도만 있으면 경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축 구에 비해 인원을 모으기에 용이하고 팀원 들의 단결에 효과적이다. 기자가 풋살 경기 장에 갔을 때, 경기장 안에서는 가족대항전 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른과 아이를 구분할 것 없이 모두가 뒤섞여 즐겁게 미니 축구를하는 모습은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머금게 했다.

공원에는 이것 외에도 야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등의 운동 시설이 있다.

사상구 모라 1동에 거주하는 김주양(39) 씨 모든 것이 그렇듯 화명체육공원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원 주위의 교통 환경은 아직 많이 개선돼야 할 것 같아요. 보호 시설이 제대로 없어 아이들이나 노인들은 쉽게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공원 내의 많은 시설들이 공원에 오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안 좋은 점은 속히 해결되고 좋은 점은 잘 유지돼나가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화명체육공원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갖도록 만드는 공간이었다. 부정적인 면은 아직 덜 된 공사가 진행되고, 사람들의 윤리의식이 바로 잡혀야만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면은 더욱 더 잘 개선시켜나가 화명체육공원의 특색으로 자리잡아야 할 부분이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화명체육공원의 공사를 담당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이 공원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이곳을 ‘최고의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바로 자신들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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