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사소통 늘리고 공정한 평가 방법 개발로 비대면 한계 극복하자"
대학생 정휘원(21) 씨는 아침에 일어나 집에서 자료를 프린트하고 머리 정리를 한 후 카메라를 켜 비대면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한다. 수업 중 버퍼링이나 마이크 바람 소리 때문에 교수님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답답한 경우도 있다. 수업이 끝나고 조별과제를 진행할 때에도 비대면으로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니 답답함은 지속된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1년 넘게 비대면 수업이 캠퍼스 생활을 대체하고 있는 지금, 비대면 수업으로 느끼는 대학생들의 불편함은 학기말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학생들이 지적하는 비대면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 부재다. 대학생 노주영(21) 씨는 수업 중 이해가 안되는 내용을 바로 질문해 해결할 수 없는 등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없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노 씨는 “교수님께 문의 사항이 있어 몇 번이나 메일을 보냈는데 아직 답이 없다”며 “직접 찾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비대면 수업은 대학생들의 평소 생활 습관과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대학생 김민주(21) 씨는 녹화된 강의를 언제든지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강의를 미뤄 듣는 것이 습관화됐다. 김 씨는 “결국 게을러지고 무기력해졌고, 강의를 몰아서 듣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 고생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혜지(21) 씨는 비대면 수업 중 집중력과 학교 소속감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씨는 “비대면 수업은 대면 수업처럼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힘들다”며 “학교에 제대로 가 보거나 동기들을 만나지 못하는 비대면 수업에서 대학을 다니는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서 과제하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대학생들도 많았다. 대학생 김혜연(21) 씨는 비대면 수업에서 실험을 직접 할 수 없어 영상을 보는 것으로 실험을 대체한 후 보고서를 써야 했다. 김 씨는 “10분이 겨우 넘는 영상을 보고 직접 실험을 했다고 상상하면서 보고서를 쓰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NAEK한국공학한림원이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한 2020 공학교육혁신 온라인 포럼에서, 연세대 조형희 교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학생들이 자기 수준에 맞게 자기 주도로 공부할 수 있는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살려 미래에 필요할 비대면 교육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학생과 빠른 피드백을 통한 의사소통을 하고,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대면 평가 방식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