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등 한국 K패션 된 ‘라이선스 브랜드’ 주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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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등 한국 K패션 된 ‘라이선스 브랜드’ 주목받아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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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선스 브랜드’, 기업 브랜드 로고 빌려 제작
코로나19에 MZ세대 사로잡아, 견고한 실적 이어가

MLB,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닥 등이 패션문화계에 ‘라이선스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익숙한 브랜드지만 패션 브랜드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의아할 수도 있다.

이들 브랜드들의 공통점에 열쇠가 숨어있다.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방송 채널을, MLB는 미국 프로야구를, 코닥은 필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데 이는 모두 한국 업체가 라이선스를 들여와 패션 브랜드로 만든 K패션이다.

일명 ‘라이선스 브랜드’는 익숙하지만 패션과는 전혀 관련 없는 기업, 브랜드의 로고를 빌려 의류를 제작하는 것이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패션업계의 침체에도 견고한 실적을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들과는 다른 특색 있는 브랜드를 찾는 젊은 세대를 사로잡아 MZ 세대에게 인기다.

이러한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 추세를 처음 만든 건 중견 기업 F&F의 디스커버리다. 2012년 미국의 자연과학 분야 탐사 다큐멘터리 채널인 디스커버리의 사명을 라이선스로 가져와 아웃도어 브랜드로 만든 것. 이후 디스커버리는 네파, K2 등 쟁쟁한 전통 브랜드와 나란히 국내 아웃도어 시장 상위에 안착하게 됐다. F&F의 연간 매출(2019년 9103억 원) 중 40% 이상이 디스커버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2013년 더네이쳐홀딩스가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등장한 ‘내셔널지오그래픽’도 라이선스 브랜드의 인기 주역이다. 코로나19 속 패션 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더네이쳐홀딩스는 29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90%가 내셔널지오그래픽이다. 특히 매출 74%를 MZ 세대가 끌어냈다는 점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MZ 세대에게 열풍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작년 2월에 론칭된 ‘코닥어패럴’은 추억의 필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 ‘코닥’에서 파생된 브랜드로 배우 정해인이 광고 모델이다(사진: kodakstyle_kr 인스타그램 캡처).
작년 2월에 론칭된 ‘코닥어패럴’은 추억의 필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 ‘코닥’에서 파생된 브랜드로 배우 정해인이 광고 모델이다(사진: kodakstyle_kr 인스타그램 캡처).

추억의 필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 ‘코닥어패럴’은 작년 2월에 론칭됐다. 이는 ‘코닥’에서 파생된 브랜드로, 130년에 이르는 코닥의 유산과 오리지널 이미지를 패션과 접목했다. 이 역시 인기 있는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 중 하나다.

코닥어패럴은 출시되자마자 MZ 세대에게 큰 주목을 받으며 첫해에만 16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닥은 큼지막한 로고(logo) 플레이가 특징이다. 특히 제품 디자인에 코닥 특유의 빨강, 노랑 조합을 적절히 배치시켜 알록달록한 분위기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2020년 패션업계는 무채색이 트렌드였지만 다양한 컬러의 전략은 MZ 세대를 사로잡았다. 코닥 티셔츠를 구매한 고등학생 이지현(18, 대구시 달서구) 씨는 “처음엔 너무 알록달록해서 별로였는데 의외로 해당 상품을 입고 사진을 찍으니 잘 나오더라”라며 만족했다.

이처럼 패션 업을 영위하지 않는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한국에서 패션으로 전개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대학생 이소현(22, 서울시 종로구) 씨는 “이제는 무엇이든 패션이 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다”며 “한국인들이 좋아하고 흔히 접하는 ‘스타벅스’, ‘블루보틀’ 등 무엇이든 다 옷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라이선스 브랜드는 인지도가 높고 이미 우호적 이미지로 디자인과 품질이 더해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K패션 기업이 주도권을 가지고 글로벌 브랜드를 패션 영역으로 이끌어내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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