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변하면 범죄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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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하면 범죄도 변한다
  • 곽수지
  • 승인 2013.01.16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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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사회가 변하면서 범죄의 어두운 그림자도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사회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의 공교육은 시간이 갈수록 무너 져 가고 있고 정부는 사교육을 방지하는 정책을 끊임없이 내어놓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사교육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학교 시험지가 사교육의 상업적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설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면 대부분 학교 시험이 끝난 후에 시험지를 모아서 학원으로 가져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울산 삼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진영(18) 학생은 시험기간만 되면 항상 학원 선생님들이 와서 시험지를 갖다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며 “조금 친한 학원 선생님들은 복사할 것이니 노란색 형광펜으로 풀어달라고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학원에서 학생들을 통하여 얻은 시험지는 학생들의 시험기간 족집게 강좌에 이용되는 ‘시험 기출문제 족보’로 재탄생한다. 교사가 가르친 내용을 바탕으로 교사가 시험을 내는데, 학교의 수업은 뒤로한 채 학원 기출문제 강의에 매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관천중학교 정성륜(16) 학생은 학원에 다니지 않은 학생들도 친구에게 부탁해서 교재를 사는 일이 흔하다고 말하며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요. 그럼 이 문제는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관천중학교 김보영(16) 학생은 솔직히 시험기간에 학교수업 다 들으면서 공부하면 바보가 되는 기분이라며 “그 시간에 친구들은 밑에 다른 책을 펴고 공부를 하고 있어요. 선생님들도 알고 그냥 넘어간 적도 많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사된 시험지가 학생들을 위한 학습용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학원가에서는 학교별로 문제지를 모아 교재를 만든 다음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성행 중이다.

경주 서라벌여자중학교 교사 곽갑숙(52) 씨는 시험기간 중 수업시간에 시험지를 묶어서 만든 책을 보는 학생이 많아 호기심에 잠시 빌려 보았는데 시험지 출제자의 이름과 결재 도장까지 복사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곽 씨는 “이것은 저작권 침해나 다름없다. 교사들이 만들어 낸 시험지는 문제집을 찹고하긴 하지만 창작물의 일종이다. 더군다나 교육적 목적이 아니라, 판매의 목적으로 사용된 걸 보니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라고 말했다.

인터넷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고려e스쿨과 종로학원은 ‘기출문제 전문 사이트’로 유명하다. 두 사이트는 10년 동안의 학교별 기출문제를 내려받아보는데 한 달에 1만 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또한, 학교 시험지를 보내면 문제집이나 한 달 강의 무료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분명한 위법 행위로 2006년 10월, 서울지법은 고등학교 교사들이 한 인터넷 기출문제 사이트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교사들이 정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출제한 문제는 저작권법에 보호되는 저작물이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법 위반’ 판결 뒤에도 학원가에서 기출문제 판매가 성업 중이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는 실태 조사는 물론, 교사의 저작권 보호와 관련한 지침이나 규정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공교육의 교사들은 자신들의 설자리를 잃어가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권리마저 침해당하고 있다. 이에,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통합신당 의원은 학교 기출문제를 사교육업체들이 무단으로 사용해 이익을 챙기는 것은 공교육의 신뢰를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라며 “교육 당국의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전직 야구선수가 저지른 네 모녀 살인사건이 우리 사회에 다양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 영역에서는 범죄수사물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방송국 tvN은 4일 tvN스페셜 ‘범죄의 재구성’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시청률은 본방송 1.218%, 재방송 1.782%로 높게 나타났고 시청자 의견 또한 100여개에 달했다.

방송국 Q채널은 YTN스타와 OBS경인TV와 함께 ‘살인자는 말한다’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시즌2로 ‘범죄인간’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방송국 슈퍼액션은 지난 1일, 2.23%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된 '과학수사극 KPSI'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의 시즌2를 6월에 방영할 예정이다.

영화 영역에서는 범죄스릴러 장르가 잇달아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모티브로 한 영화 ‘추격자’는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기록한 관객 수 410만명을 역전에 올해 최고의 흥행작으로 올랐다. 개봉 7주차에도 ‘추격자’는 3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내용으로 한 영화 ‘GP506’은 아직 개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또한 영화 'GP506‘ 제작진은 2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언론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 후 이 영화 관련 기사가 총 460여건에 이르렀다.

인터넷 영역에서는 최근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한 관심과 자신에게도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판도라TV에는 안양 어린이 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인 정 씨가 두 어린이를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한 영상이 올라왔다. 조회수가 20만6429회에 달했으며 이 영상을 본, 아이디가 ‘마스크’라는 네티즌은 “저렇게 나쁜 놈은 얼굴을 공개해버리지 왜 마스크로 가려주는 것입니까?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범행을 재연하는 모습이 섬뜩하네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한 안양 어린이 유괴 살인사건이 보도된 후 여러 온라인몰에서 어린이용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옥션에서는 3월 들어 휴대용 호신용품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증가했고, G마켓에서는 어린이용 호신용품이 한 주에간 130여개가 팔렸다고 했다.

인터파크에서는 어린이용 호신용품 판매량이 87%나 증가했다고 한다. 여성용 호신용품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여성용 호신용품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가스 스프레이’ 같은 경우 월 판매량이 지난 달보다 157% 올랐다고 한다.

동아대학교 법학과 2학년 김아련 씨는 “요즘 끔찍한 일이 많이 터져 밤길 다니기가 너무 무섭다. 그래서 나도 호신용으로 호루라기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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