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설립 60주년 맞이하는 대연성당...한국 천주교와 대연동 역사의 한 획을 긋다
상태바
본당 설립 60주년 맞이하는 대연성당...한국 천주교와 대연동 역사의 한 획을 긋다
  • 취재기자 박가빈
  • 승인 2021.05.17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61년 설립 후 대연동의 역사와 함께 한 대연성당
안토니오 축일인 6월 두번째 일요일 '본당의 날' 지정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행사 간소화하고 주민과 자축
보좌신부·평협회장 “힘든 청년들에게 위안 주고파”

부산 대연성당이 다가오는 6월 13일에 설립 60주년 본당의 날을 맞이한다. 1961년 2월 23일 첫 번째 미사를 시작으로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대연성당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약소하게 본당의 날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1년 대연성당이 본당 설립 60주년을 맞이한다(사진 : 취재기자 박가빈).
2021년, 부산 대연성당이 본당 설립 60주년을 맞이한다(사진: 취재기자 박가빈).

대연성당은 1961년 2월 23일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 전교 사업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당시 범일성당 주임신부 직무를 맡았던 범덕례 프란치스코 신부가 1960년에 성당 대지 6600㎡(2000평)를 매입하여 그해 10월 11일부터 공사를 시작, 이듬해 1월 10일 임시 성당 건물을 완공했다. 범 신부는 이탈리아인으로, 한국의 첫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코 수도회 성당을 건립한 뒤 1962년 4월에 수도회의 한국 지부장을 전임하기도 했다.

대연성당 맞은편 교육관에는 역대 대연성당 주임신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 맨 왼쪽이 대연성당의 초대 주임신부인 범덕례 프란치스코 신부이다(사진 : 취재기자 박가빈).
대연성당 맞은편 교육관에는 역대 대연성당 주임신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사진 맨 왼쪽이 대연성당의 초대 주임신부인 범덕례 프란치스코 신부다(사진: 취재기자 박가빈).

범 신부는 임시 성당의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대연동 일대의 주민들에게 음식 제공, 가정방문, 인근 용호동 나환자촌을 찾아가 전교 활동을 하는 등 지역 사회 봉사활동에 주력했다. 전교 중 17명의 신자를 찾아냈고 1961년 2월 23일 17명의 신자와 함께 첫 미사를 봉헌했다. 대연동 임시 성당은 다음날인 24일 천주교 부산 교구로부터 대연 본당으로 승격 받았다.

지금의 성당 건물은 1962년 3월 24일 기공식을 한 후 공사가 시작됐다. 범 신부는 인근 미군 부대로부터 지원을 받아 신자들과 함께 건물을 직접 지었다. 덕분에 그해 12월 8일 신축 성당의 낙성식을 무사히 거행할 수 있었다. 성당 건물을 지음으로써 기틀을 다진 대연성당은 점차 신자 수를 늘렸으며, 문현, 용호, 오륙도, 남천, 석포, 못골성당으로 분할해 남구의 모체 본당으로 불리게 됐다.

범덕례 신부가 운영했던 ‘콜베’는 지금은 은하 유치원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사진 : 박채환 씨 제공).
범덕례 신부가 운영했던 ‘콜베’는 지금은 은하 유치원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사진: 박채환 씨 제공).

대연 본당 승격 후 범 신부는 ‘콜베’라는 유치원을 운영했고, 이는 1963년 6월 6일 유치원 인가를 얻었다. 콜베는 1971년 5월 19일 ‘은하 유치원’으로 개칭되어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은하 유치원 설립 당시에는 성체회 소속의 수녀가 교육과 경영을 담당하여 매년 약 80명의 원아를 모집, 배출했고, 이후 지금까지 신자를 포함한 인근 주민들의 자녀에게도 개방 중이다.

2020년 12월 8일부터 대연성당의 보좌신부 직무를 맡은 고순현 마카리오(43) 신부는 “대연성당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60주년을 맞게 됐는데, 수도회 역사의 한 순간을 맞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고 신부는 “60년 전 성당이 세워질 당시에는 허허벌판이었고, 논밭에 성당만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주변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살고 있다. 대연성당의 역사가 곧 대연동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연성당 고순현 마카리오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 : 대연성당 홈페이지).
대연성당 고순현 마카리오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사진: 대연성당 홈페이지).

대연성당에 21년째 다니고 있는 김석태 바실리오(65, 부산시 남구) 평신도협의회 회장은 “대연성당은 부산시 남구의 랜드마크이며 신앙의 중심지”라며 “60년 세월 동안 수많은 신앙인이 태어나고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한 성당으로 자리했다는 것은 대단한 은혜이며 축하할 일이자 감사할 일”이라고 60주년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

대연성당은 본당 주보 성인인 안토니오의 축일(6월 13일)을 따라 매년 6월 두 번째 일요일을 ‘본당의 날’로 지정하고 이를 축하한다. 고순현 신부는 “축하해야 할 일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성당 활동이 활성화되지 못해 아쉽다”며 “코로나 시기에 맞춰 작게나마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석태 평협회장은 “성경 필사, 묵주기도 봉헌, 60년 사진전, 60년사 발간 등 다양한 방식으로 60주년 축하 행사를 준비 중이며, 여러 단체마다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평협회장은 “특히 청년회에서 60주년 기념 영상을 준비 중인데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채환 로사(24, 부산시 남구) 청년회 부회장은 “60주년이라는 틀에 맞게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 중이며 신부님과 제 단체장들의 축전 영상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8년 6월 10일 대연성당 본당의 날 행사에서 청년회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사진 : 취재기자 박가빈).
2018년 6월 10일 대연성당 본당의 날 행사에서 청년회가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가빈).

고순현 신부와 김석태 평협회장 모두 60주년을 맞아 ‘신자 증가’를 기원했다. 고 신부는 “대연성당의 위치적 특성상 대학생들이 주변에 많다. 그중에 천주교 신자도 꽤 많을 텐데 성당에 오지 않는다. 힘든 시기에 학생들이 성당에서 힘을 받아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평협회장 역시 “젊은 신자가 증가했으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대연성당이 신앙의 중심지 역할을 충실히 하여 이웃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모두에게 위로가 되며 신앙심을 키울 수 있는 성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신부는 “60년이라는 기간이 긴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 대연성당이 나아가는 초석이라고 생각하며 신자들이 자신의 성당이라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잘 이끌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고 신부는 “성당이 단순히 미사를 보는 장소가 아니라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기억으로 남을 장소,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응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