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수에게 강간당했지만 학교는 덮기에 급급"...영남대 여교수 실명 청원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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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교수에게 강간당했지만 학교는 덮기에 급급"...영남대 여교수 실명 청원 올려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1.05.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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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동료 교수이자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A 교수" 주장
"대학측도 미온 대처"... 네티즌들 "철저하게 엄청하게 조사 필요"
지난 11일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현재는 관리자에 의해 학교명과 교수명은 익명으로 처리된 상태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영남대 한 여성 교수가 지난 2019년 동료 교수에게 강간당했으나 학교 측에서 해당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덮으려 한다고 청원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영남대가 강간을 덮으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영남대학교에 재직 중인 여교수라고 밝히며 지방에 있는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일을 고발하고자 글을 쓰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영남대학교 동료 교수로서 같은 센터에 근무하던 A 교수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여자로서 세상에 나 강간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죽기보다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용기를 내서 실명을 밝히고 공개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동료 교수에게 강간을 당해도 영남대는 덮기에 급급했다”며 “얼마 전까지 영남대 부총장이었던 B 교수가 같은 센터를 감독하고 있기에 A 교수에게 강간을 당하였다고 분리조치를 해달라고 호소했으나, 돌아온 말은 ‘시끄럽게 하려면 나가라’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그는 “그 후로는 오히려 나를 내쫓으려 보직을 없애고 회의에 부르지 않는 등 업무에서 배제시켰다”며 “참다 참다 A 교수를 강간죄로 고소하고, B 교수도 고소했다. 동료 여교수들도 강간한 교수이면 학생들은 얼마나 위험할까 하여 영남대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하고 학생들과의 분리조치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영남대학교는 거창하게 성폭력 대책위원회를 열어 뭔가 하는 척만 할 뿐이고, 동료 여교수를 강간한 남자 교수에 대하여 학생들과의 분리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적절한지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면서 “여자 교수가 강간을 당해도 이런 정도이면 학생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어떻게 할까. 숨죽이고 뒤에서 우는 많은 여성을 대신하여 호소한다. 영남대학교는 이렇게 강간을 덮으려고만 하지 마라”며 일갈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관리자에 의해 학교명과 여성 교수의 실명은 익명으로 처리된 상태며 청원이 올라온 지 3일째인 현재(13일) 1시 30분 기준 16만 9000여 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누리꾼들은 “만약 사실이라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고 묻혀서도 안 될 사건”, “하지만 더 자세한 상황설명과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 “피해자의 주장을 두고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경찰의 몫이다. 아직은 수사 진행 중이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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