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은퇴 꿈꾸는 MZ세대 '파이어족' 증가세...주식·암호화폐 등 공격적 재테크 다루는 유튜브·서적도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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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은퇴 꿈꾸는 MZ세대 '파이어족' 증가세...주식·암호화폐 등 공격적 재테크 다루는 유튜브·서적도 호황
  • 취재기자 구다민
  • 승인 2021.05.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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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전후 은퇴 꿈꾸는 조기은퇴 희망하는 MZ세대 증가
주식투자, 암호화폐 투자 등 위험자산 제테크도 성행
각종 파이어족 다루는 서적과 유튜브 채널도 덩달아 인기

직장인 구용욱(31, 경기도 시흥시) 씨는 요즘 주식 시장에 관심이 많다. 일할 때도 퇴근 후 휴식을 가질 때도 그는 틈틈이 주식 앱을 보며 주가를 확인한다. 구 씨가 이렇게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빨리 돈을 모아 40대엔 은퇴해 여유로운 삶은 살고 싶어 하는 ‘파이어족’이 되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젊은층 사이에서 '파이어(FIRE)족'에 대한 관심이 높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퇴직’(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신조어인데, 주로 고소득·고학력인 전문직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트렌드였지만 최근엔 부자를 꿈꾸는 평범한 MZ세대에게로까지  옮겨갔다.

파이어 족을 꿈꾸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조기은퇴 후 삶을 누리려는 파이어 족을 꿈꾸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파이어족은 대체로 40대 초반까지는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수입의 70~80%가 넘는 액수를 저축하는 극단적 절약을 실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요즘은 저축 같은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를 통해 공격적인 재테크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는 월급을 저축해서는 집은커녕 은퇴 후 노후자금조차 모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소득 대비 서울 집값 비율(PIR, Price to Income Ratio)은 15.6년으로 나타났다. PIR은 주택 가격의 거품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추산 방법으로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뜻한다.

위 통계로 따져본다면, 서울 중간소득 계층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5년 이상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인데, 코로나19의 여파로 근로소득이 줄어들기까지 했으니 집 사기가 더 어려워졌다. 상황이 이러니, 파이어족들은 보다 효율적인 은퇴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투자와 암호화폐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국내에 대표적인 파이어족으로 꼽히는 신영주, 신현정 자매는 최근 출간한 저서 '파이어족의 재테크'라는 책에서 “돈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돈을 관리하는 능력"이라며 재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파이어족-대퐈마TV'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자신들의 소비와 저축 방식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파이어족을 꿈꾸는 MZ세대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이어족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직장인 우현정(24, 부산시 북구) 씨는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월급만으로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파이어족 관련 도서 등을 보면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이어족의 등장은 직장에 대한 불만, 극심한 불황, 불안한 미래 등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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