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빠르고 편리해"' ... 전문가들, 정확한 진단 위해선 선별진료소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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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 직접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빠르고 편리해"' ... 전문가들, 정확한 진단 위해선 선별진료소 검사해야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5.0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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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부터 전국 약국서 ‘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 판매 시작
식약처 조건부 허가한 제품은 에스디 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두 가지
울산 소재 약국 둘러본 결과, 4일 오전에는 대부분 약국에서 판매해
15분 만에 검사 결과가 나와 간편...전문가들은 선별 진료소 권유
의료진 도움 없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해 볼 수 있는 '자가 검사 키트'가 조건부 허가되면서 전국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의료진 도움 없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해 볼 수 있는 '자가 검사 키트'가 조건부 허가되면서 전국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500명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관련 밀접 접촉자 등 하루에 평균 1000여 명은 선별진료소를 찾아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사를 진행하는 의료진과 보건소 근무자의 피로는 누적되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세를 가라앉히기 위해 추가로 임시 선별진료소를 마련하는 등 힘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부터 의료진의 도움 없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가 검사 키트’가 전국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건부 허가한 코로나19 자가 검사 키트는 두 가지다. 이는 에스디 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셀트리온) 제품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의 존재 여부를 검사하는 방식이다. 기자는 지난 3일 에스디 바이오센서 제품을 직접 사용해 약 15분 정도 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전국 약국에서 자가 검사 키트가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울산에서 자가 검사 키트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각 지역과 지점의 약국 사정에 따라 판매 여부는 천차만별이었던 것. 기자가 직접 지난 3일 오전부터 울산 소재 약국 다섯 곳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약국이 판매하지 않았다. A약국은 “오늘(지난 3일) 오후에 자가 검사 키트가 들어오기로 했는데 정확하게 언제 들어올지는 모른다”며 “다른 약국들도 각 약국의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다시 4일 오후 약국 다섯 곳 정도를 더 둘러봤다. 이번엔 대부분 약국에서 자가 검사 키트 판매를 시작했고, 일부는 여전히 판매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울산에 있는 약국들 대부분이 자가 검사 키트 제품을 3일 오후나 4일 오전부터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자가 검사 키트 두 제품 중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품은 휴마시스다. B약국은 “셀트리온 계열사의 휴마시스 제품을 사람들이 많이 산다”며 “휴마시스는 한 통에 8000원으로 한 번 검사할 수 있지만, 에스디 바이오센서의 경우 한 통에 1만 6000원으로 2개 분량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굳이 2개 분량을 구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디 바이오센서 자가 검사 키트 구성품(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에스디 바이오센서 제품에 들어 있는 구성품(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기자가 구매했던 에스디 바이오센서 제품 구성품은 간단하다. 구성품에는 검사용 디바이스, 용액 통과 노즐캡, 멸균 면봉, 사용설명서 등이 각각 2개씩 들어있다. 에스디 바이오센서의 제품의 경우 휴마시스와 다르게 2회 검사할 수 있는 분량이 들어 있는 것.

검사용 디바이스 봉투 안에 들어 있는 방습제의 색상표지를 확인한 후, 노란색이면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검사용 디바이스 봉투 안에 들어 있는 방습제의 색상표지를 확인한 후, 노란색이면 검사를 진행하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자가 검사 키트 검사 방법은 간단했다. 먼저 검사하기 전 사용 방법에 적힌 대로 기자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왔다. 괜히 불안한 마음에 손 소독제를 바르기도 했다. 손을 씻은 후 검사용 디바이스 봉투를 뜯어보면, 디바이스와 방습제가 들어 있는데, 방습제는 유효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용도다. 노란색이면 바로 사용하면 되고, 초록색일 경우 다른 자가 검사 키트를 사용해야 한다.

자가 검사 키트 패키지에 있는 용액통 꽂는 곳에 용액통을 넣어둘 수 있어 편리하게 검사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자가 검사 키트 패키지에 있는 용액통 꽂는 곳에 용액통을 넣어둘 수 있어 편리하게 검사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기자는 방습제의 노란색을 확인한 후 검사를 진행했다. 자가 검사 키트에 들어 있는 용액 통과 노즐캡 봉투를 뜯은 후 용액 통의 뚜껑을 벗겨 자가 검사 키트 패키지의 꽂는 곳에 넣어뒀다. 패키지 통 자체에 용액 통이 딱 맞게 들어갈 수 있도록 점선으로 작은 구멍을 뚫어뒀기 때문에 용액이 쏟아지거나 감염되지 않게 검사할 수 있다.

오른쪽 콧구멍과 왼쪽 콧구멍 모두 멸균된 면봉으로 1.5cm까지 넣어 10회 이상 문질러줘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오른쪽 콧구멍과 왼쪽 콧구멍 모두 멸균된 면봉으로 1.5cm까지 넣어 10회 이상 문질러줘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그다음 멸균 면봉을 양쪽 콧구멍의 약 1.5cm까지 넣고 10회 이상 문질러줬다. 문지를 때는 생각보다 깊숙이 넣지 않아도 돼 아프지는 않았다. 그래도 10회 이상 문지르자, 눈에 눈물이 고이며 간지러워서 재채기가 나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콧속에 넣은 면봉을 용액통에 담궈 저어주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마지막으로 콧속에 넣은 면봉을 용액통에 담궈 저어주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마지막으로 콧속에 넣은 면봉을 패키지에 꽂아뒀던 용액 통에 넣어서 10회 이상 저어주면 된다. 저어준 후 용액 통에 넣은 면봉을 짜내면서 꺼내고 노즐캡을 용액 통에 눌러 닫으면 된다. 이제 검사용 디바이스의 검체 점적 부위에 용액을 넣으면 되는데, 용액을 모두 다 짜는 것이 아니라 꼭 네 방울만 떨어트려 줘야 된다.

기존에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면 감염 여부 결과가 하루에서 이틀 정도 걸리지만, 해당 자가 검사 키트 제품은 단 15분이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코로나의 감염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체감상 기다리는 15분이 꽤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확인해본 결과는 다행히 음성.

용액통에 노즐캡을 끼운 후 빨간색 동그라미 표시에 4방울만 떨어트려주면 된다. 15분 후 결과를 판독하고 30분 이후 판독하면 안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용액통에 노즐캡을 끼운 후 빨간색 동그라미 표시에 네 방울만 떨어트려주면 된다. 15분 후 결과를 판독하고 30분 이후 판독하면 안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대조선(C 라인)과 시험선(T 라인)이 모두 나타나면 양성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희미하게 선이 나타난 경우에도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PCR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조선에만 선이 나타났더라도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하는 등의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경우에는 PCR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 한다.

검사 후 패키지에 들어 있는 투명 비닐봉지에 구성품을 모두 넣어 밀봉한 뒤 폐기해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검사 후 패키지에 들어 있는 투명 비닐봉지에 구성품을 모두 넣어 밀봉한 뒤 폐기해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성민주).

검사를 모두 진행한 후에는 패키지 안에 들어 있는 밀봉 비닐봉지 속에 모두 넣은 후 폐기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 여부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선별 진료소를 가기를 권하고 있다. 한 약국의 약사는 “자가 검진 키트는 공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엔 진료소에 가야 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약국을 방문하는 손님에게도 키트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진료소에 가라고 안내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직접 자가 검사 키트를 이용해 본 시민들은 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모(26, 울산시 북구) 씨는 “울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해서 검사를 받아보고 싶기는 했다”며 “하지만 선별 진료소에 괜히 갔다가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무서웠는데, 집에서 간편하게 검사해 볼 수 있어 편리하고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채 모(23, 울산시 중구) 씨도 “선별 진료소에 가지 않아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좋은 것 같다”며 “그래도 자가 검사 키트가 정확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자가 검사 키트는 식약처 허가사항에 따라 호흡기 감염 증상이 있는 개인이 신속한 확진 검사가 어려울 경우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자가 검사용 제품은 아직 무증상자에 대해서는 검증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가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에는 지체 없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PCR 유전자 검사를 받아 감염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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