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사회 반영하는 TV ‘범죄물’ 인기...시청자들 경각심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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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회 반영하는 TV ‘범죄물’ 인기...시청자들 경각심 일깨웠다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0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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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모범택시’ 등...‘사적 복수’ 코드 인기
범죄 교양프로 ‘꼬꼬무’ 시청자 경각심 일깨워
‘변화, 문제점 짚고 넘어가’...범죄물 인기 비결

최근 TV 속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핫한 장르는 단연 ‘범죄’다.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주 화제 몰이 중인 범죄 장르 프로그램은 단순히 사건 사고를 풀이하는 수준이 아니다. 범죄는 왜 일어났는지, 이면의 사법체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등을 꼬집으며 상승세를 탔다.

범죄물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tvN ‘비밀의 숲’이 방영되고 나서다. 이는 단순히 범죄 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닌, 범죄가 일어나게 된 배경과 범죄자를 다루는 사법 시스템의 오작동을 날카롭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국 사회의 핵심 중 하나인 사법개혁의 불씨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주제로 한 ‘비밀의 숲2’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범죄 장르물은 급물살을 타고 퍼져나갔다. tvN ‘마우스’, ‘빈센조’와 SBS ‘모범택시’ 등 인기리에 방영했던 다수 드라마가 범죄 장르를 다루고 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는 ‘빈센조’와 ‘모범택시’로 두 드라마는 ‘사적 복수’ 코드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사진: tvN ‘빈센조’ 홈페이지, SBS ‘모범택시’ 홈페이지 캡처).
현재 주목받고 있는 드라마는 ‘빈센조’와 ‘모범택시’로 두 드라마는 ‘사적 복수’ 코드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사진: tvN ‘빈센조’ 홈페이지, SBS ‘모범택시’ 홈페이지 캡처).

현재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는 드라마는 ‘빈센조’와 ‘모범택시’다. ‘빈센조’는 자본이 낳은 괴물을 처치하는 다크 히어로물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범죄 이야기를 블랙코미디 형태로 풀어냈다.

‘모범택시’는 억울하게 당한 약자들의 의뢰를 듣고 복수를 대행해 주는 택시 기사의 이야기다. 공권력의 사각지대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악인을 단죄한다는 인물을 그린다. 특히 각 회차당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내용이 방송되면서 연일 화제다.

‘빈센조’와 ‘모범택시’의 공통점은 사적 복수 코드다. 이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슈가 된 이유기도 하다.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스타성 있는 배우들의 열연을 바탕으로 다소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요소가 드라마 인기 요인으로 꼽히나 사실상 이러한 전개 바탕에 깔린 것은 사법 시스템의 불신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외침은 무려 3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 한국 사회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가진 자들은 부와 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러 더 큰 부를 축적하는 반면, 약자들은 강자들의 부정한 힘 앞에 무릎 꿇게 되는 게 현실이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벌을 받지 않는 이른바 '법꾸라지들'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악용하는 변호사가 있으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판사의 판결로 금세 사회로 돌아온 전과자들이 재차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여전하다.

이 같은 상황을 담은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얻는 것은 대중의 눈에 비친 불편한 현실에서 쌓이는 갈증과 불편함을 드라마가 풀어주기 때문이다. 일명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것을 방증한다.

원래 범죄 장르 방송의 대표는 교양국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Y’ 등 사건 사고를 다루는 교양 프로그램은 꾸준히 호평을 받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매회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루며 화제되고 있다(사진: SBS ‘꼬꼬무’ 홈페이지 캡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매회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루며 화제되고 있다(사진: SBS ‘꼬꼬무’ 홈페이지 캡처).

요즘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가 인기다. 시즌 2에 접어든 ‘꼬꼬무’는 매회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룬다. 특히 대중들이 잘 몰랐던 역사 속 그늘진 ‘그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역사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 ‘꼬꼬무’는 역사를 거시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과 달리 한 명의 인물로 출발해 사회문제의 이야기로 변형해간다. 이를 통해 당시의 사건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전달하며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한다.

이에 부합하듯 ‘꼬꼬무’는 시청률과 비교해 화제성이 어마어마하다. ‘꼬꼬무’의 주제가 된 사건은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는가 하면 유튜브에서는 매회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이렇듯 TV 프로그램에서 범죄물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그램 속에서 조명되는 사건은 시청자를 비롯한 대중에게 의문을 던진다. 관련 사건에 대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아마 이 물음 속에 분명한 답이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TV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를 비롯한 대중에게 범죄의 경각심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동반한다. 그날의 사건이 현재 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명분이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다.

범죄 장르인 프로그램들이 단순히 이야기만 풀어내는 형식이라면, 해당 사건에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2차 가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앞서 TV 범죄 장르 프로그램들은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했으며 어떤 문제점을 보완해야 하는지를 자세히 짚고 넘어간다. 이러한 부분으로 인해 대중의 호평을 받는다. 따라서 현 사회를 반영한 범죄 장르 프로그램에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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