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반대 시위자’, ‘1인 시위’ 등...김영주 씨가 일으킨 해운대 해상풍력 조성 반대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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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반대 시위자’, ‘1인 시위’ 등...김영주 씨가 일으킨 해운대 해상풍력 조성 반대 물결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01 07: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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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상풍력단지 조성’, 주민 거센 반발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 속 최초 반대 시위자
김영주 씨, “현 ‘대책위’ 만든 건, 1인 시위 덕”

현재 부산 해운대는 해상풍력 발전 반대 시위로 거센 파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해운대, 청사포 1.2km 앞 해상에 대단위 해상풍력 발전 단지 건설 추진이 불러온 해일 때문이다. 이에 해운대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와 공포를 느끼고 있다.

막대한 파장이 예상되는 ‘부산 해운대 앞바다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반대 집회를 여는 등 ‘해운대, 청사포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를 중심으로 해당 사업에 반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가 부산도시철도 장산역 일원에서 거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가 부산도시철도 장산역 일원에서 거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천혜 자연 다 망치는 풍력발전 물러가라!", "애써 만든 그린시티 발전소가 웬 말이냐." 반대대책위 회원들은 이 같은 피켓을 들고 거리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그중 1인 시위에도 굳건히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현재 ‘해운대, 청사포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를 있게 한 최초 반대 시위 회원인 김영주 씨다.

‘해운대, 청사포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를 있게 한 최초 반대 시위 회원인 김영주 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해운대, 청사포 풍력발전 반대 대책위’를 있게 한 최초 반대 시위 회원인 김영주 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김영주 씨는 어떻게 최초 반대 시위를 시작하게 됐을까? 김영주 씨는 지난해 연말 우연히 청사포 풍력발전소 설치 소식을 알게 됐다. 그녀는 거주지 인근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청사포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선다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그녀는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 반대에 동참하는 4명과 함께 단톡방을 만들고 2020년 12월 28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청사포 해상풍력 반대 대책 위원회’를 만들고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그리고 해운대 주민들에게 청사포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계획과 대책위를 알리며 포럼을 위장한 사업설명회에 참여해 반대 의사를 밝히자고 뜻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들이 단톡방을 만들고 반대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청사포 해상풍력 사업설명회’를 저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들에겐 해당 포럼이 청사포 해상풍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편파적인 자리나 다름없었다. 사업자 대표와 해당 사업 찬성론자들로만 채워졌고 정작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주민들은 원천적으로 배제된 자리였기 때문. 이에 김영주 씨는 “가장 먼저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시급했다”고 말했다.

거주지 코앞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선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던 주민들은 해당 사실에 더욱 분노하며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시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김영주 씨는 “짧은 시간이지만 상당한 인원을 모아 포럼 당일에 사업의 부당성을 강력히 전달할 수 있었다”며 “국민의힘 김상수 구 의원도 참여하여 주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절차의 비민주성을 강력히 따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포럼 좌장을 맡은 김좌관 교수(부산가톨릭대)도 주민 수용성 문제를 새롭게 검토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대표와 조직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급조된 대책위였던 탓인지 반대대책위는 한동안 침체되기도 했다. 이에 김영주 씨는 1인 시위를 통해 꺼져가는 반대대책위 활동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

당시 코로나로 사람을 모을 수 없었고 추운 겨울이라 단체 시위 또한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영주 씨는 포기하지 않고 시위를 이어나갔다. 1인 시위가 유일한 돌파구였던 그녀는 “1인 시위를 시작하면 누군가가 바통을 이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현재 ‘해운대 청사포 풍력발전소 반대대책 위원회’ 집행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김영주 씨는 “저는 불씨 지키는 역할만 맡았을 뿐”이라며 “불꽃을 타오르게 한 분들은 현재 집행부에 계신 분들로 이운성 공동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들의 헌신적인 노고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해운대 청사포 철길 인근에서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반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해운대 해상풍력발전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해운대 청사포 철길 인근에서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반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김영주 씨를 비롯한 반대대책위가 청사포 해상풍력발전소 건립 사업을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절차의 비민주성으로 이는 해당 사업이 주민들을 배제한 채 깜깜이로 진행된 사실이다. 그녀는 “8년 동안 진행해온 사업을 주민 누구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절차상 비민주성을 드러내는 생생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려면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라는 요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2만 해운대 주민은 깡그리 무시하고 청사포 어촌계의 동의만으로 ‘주민 수용성’을 얻었다고 강변한다”며 지적했다.

두 번째는 '이격거리'인 입지의 문제로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소가 청사포 해안에서 불과 1.2km 떨어진 근해에 매립식으로 건설되는 계획이다.

선진국의 경우 해상풍력 초기에 근해에 건설하며 많은 피해 발생으로 현재는 해안에서 최소 20km 이상 떨어진 원해에 부유식으로 짓고 있다. 김영주 씨는 “청사포 해상풍력은 해상풍력 선진 국가에서 30여 년 전에 시행해 실패한 사례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업자 측에선 청사포는 유럽과는 해양 환경이 달라 원해에 지을 수 없다고 말한다”며 “청사포는 해상풍력에 적합한 입지가 아니라는 뜻”이라며 반박했다.

이와 더불어 김영주 씨는 “해상풍력발전은 공해 없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다양한 피해를 발생시킨다”며 “소음, 저주파소음, 초고압 송전선로 신설로 인한 전자파 피해와 더불어 해양생태계도 파괴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상풍력 조성 기업 ‘지윈드스카이’는 해당 사업 논란에 해명하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김영주 씨는 “해당 사업은 소규모로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이라며 “사업자의 설명대로 아무 피해 없이 공익을 위한 사업을 8년 동안 깜깜이로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8년 동안 깜깜이로 진행해왔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지윈드스카이가 밝힌 해명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윈드스카이가 신뢰를 얻으려면 주민이 인정할 수 있는 전문기관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더불어 편법으로 진행해온 사업 절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운대 해상풍력 단지 조성’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대대책위는 해운대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고 발표문 후기를 발표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해운대 해상풍력 단지 조성’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대대책위는 해운대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고 발표문 후기를 발표했다(사진: 김영주 씨 제공).

이 같은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대대책위는 해운대구청장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김영주 씨는 “대책위가 발표한 발표문 후기에 따르면 홍순헌 구청장은 분명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며 "해운대 주민은 구청장님을 믿는다"고 언급했다.

한편 ‘녹색평론’의 오랜 구독자라고 밝힌 김영주 씨는 생태 환경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녀는 “더 이상의 난개발은 멈춰야 한다. 발전소가 관광 자원이 된다는 말은 억지”라며 “청사포는 우리의 것이 아닌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미래세대의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탄소제로라는 미명으로 부산 바다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며 “청사포 바다를 지금 모습 그대로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에겐 더 이상의 희망도 미래도 없다”고 다시 한번 ‘해운대, 청사포 해양풍력 발전 조성’ 사업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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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혜 2021-05-01 08:04:44
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 일으킨다는 말 그대로네요, 지역사회 저변의 움직임 추적한 기자의 집념도 돋보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