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도 산에도 '레깅스' 열풍..."편하다" vs "민망하다" 네티즌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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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도 산에도 '레깅스' 열풍..."편하다" vs "민망하다" 네티즌도 갑론을박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0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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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킹, 등산복 등 레깅스 선호하는 여성 급증세
꽉 조이는 '레깅스 패션'이 민폐라는 반론도 팽팽

요즘 레깅스 패션이 유행이다. 레깅스는 탁월한 신축성은 물론 허벅지와 엉덩이를 탄탄하게 잡아주며 몸매를 돋보이게 해줘 여성들에게 인기다. 레깅스는 활동성이 뛰어나 하이킹이나 조깅, 가벼운 나들이 등에 착용하기 좋다. 소재가 부드럽고 편한 착용감으로 최근엔 등산복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패션사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룩(atheletic과 leisure의 합성어) 시장은 2009년 5000억 원에서 2020년 3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선 다양한 레깅스 패션을 뽐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특히 레깅스 패션의 등산객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최근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는 서울 서초구 청계산에선 여성 등산객의 90%는 레깅스를 착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이돌과 배우 등 연예인들도 SNS에 일상생활 속 레깅스 착용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손나은, 신세경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돌과 배우 등 연예인들도 SNS에 일상생활 속 레깅스 착용을 선보이고 있다(사진: 손나은, 신세경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돌과 배우 등 연예인들도 SNS에 일상생활 속 레깅스 착용을 선보이며 레깅스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탁월한 착용감으로 편하게 꺼내 입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레깅스는 일상생활 속 기본 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대학생 이 모(25) 씨는 “평소 레깅스를 애용한다”며 “운동할 때뿐만 아니라 간편한 차림새를 원할 때 자주 착용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 모(30) 씨도 “레깅스는 몸매 라인을 돋보이게 해줘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입는다”며 “레깅스를 착용하면 운동 자극이 들어서 좋다”고 말했다.

작년 한 커뮤니티에선 ‘제발 레깅스만 입고 등산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사진: 네이트판 캡처).
작년 한 커뮤니티에선 ‘제발 레깅스만 입고 등산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사진: 네이트판 캡처).

그러나 레깅스족이 증가하자, 그에 따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작년 한 커뮤니티에선 ‘제발 레깅스만 입고 등산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30만 회 이상 조회가 된 게시글의 작성자는 “등산하러 갈 때 엉덩이 라인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다니는 여성들이 한 둘이 아니다”며 “긴 티로 엉덩이를 가리는 거면 몰라도 상의도 짧게 입으면 다른 사람에게 고통"이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입는 사람이 편할지 몰라도 보는 이들이 불편하다”, “입고 싶으면 어두운색 계열로 입었으면 좋겠다”, “같은 여자가 봐도 민망하다” 등의 의견과 “왜 남의 패션을 자신들 기준으로 평가하나”, “정 불편하면 청원해서 레깅스 금지법이라도 만들어라” 등의 엇갈린 의견들로 갑론을박을 벌였다.

더구나 레깅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법적 공방으로 번진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2018년 버스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사례다. 당시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가 입고 있던 레깅스는 성적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해당 판결은 일상에서 레깅스족에 대한 시선 또한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레깅스 종주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에서도 레깅스 차림에 대한 반감이 존재했다. 2017년 레깅스 차림 여성의 탑승을 거부한 유나이티드 항공 사례와 2018년 9월 위스콘신 주 한 고등학교에서 레깅스 차림 등교를 금지해 논란이 된 사례 등이 있다.

평소 노출이 잘되지 않는 부위에 레깅스만 입는 것이 선정적이고 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주장과 누군가의 의상을 타인이 제지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서구에서도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레깅스족에 관한 갑론을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레깅스족’에 대한 시선이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회 공동체적 문제로 화두에 오르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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