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하이킥’ 등 유튜브 통한 ‘올드 예능’ 인기
상태바
‘무한도전’, ‘하이킥’ 등 유튜브 통한 ‘올드 예능’ 인기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22 1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NS 속 ‘밈’ 확산...MZ ‘올드 예능’ 인기 강세
OTT 콘텐츠 전쟁, 지상파 ‘유튜브’ 집중 공략

요즘은 올드 예능이 인기다. 최근 10년 전 ‘MBC 예능 무한도전’에 출연하신 일명 ‘무야호 할아버지’(최규재 씨)의 영상이 화제다. 이는 20대들에게 밈(MEME, SNS 등에서 유행하는 다양한 짤방과 패러디물)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SNS를 넘어 TV 예능 속에서도 쏠쏠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넷상으로 옛 프로그램 등이 확산되며 올드 예능이 다시 떠오르게 됐다. 이는 현재 편성되고 있는 예능의 부진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뻔한 재미’가 부진의 이유다. TV 예능 프로그램은 2013년 이후 MBC ‘아빠 어디 가?’,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 등 연예인 들의 삶을 관찰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 주류로 떠올랐다. 이와 비롯해 JTBC ‘효리네 민박’, tvN ‘삼시세끼’ 등의 힐링 예능과 매년 발라드, 아이돌, 힙합, 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의 오디션 프로그램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TV 프로그램은 관찰, 힐링 중심 예능과 오디션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으며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대조되고 있다(사진: MBC, TV조선, tvN 공식 홈페이지 캡처).
현재 TV 프로그램은 관찰, 힐링 중심 예능과 오디션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으며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과 대조되고 있다(사진: MBC, TV조선, tvN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렇게 관찰, 힐링 중심 예능과 오디션 프로그램 등의 현재 예능 프로그램들은 과거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에 비해 신선한 재미가 없다는 평이 많았다. 대학생 김 모(22) 씨는 “요즘 예능은 과거보다 프로그램 목적인 웃음에 초점에 맞춰지지 않아 아쉽다”며 “SNS에서 과거 예능 짤이 유행하는 것을 보고 다시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반복되다 보니 ‘뻔한 재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늘어났다. 대학생 이 모(25) 씨는 “최근 트로트 열풍이 불면서 비슷한 양산형 프로그램들이 늘어나 싫증을 느꼈다”며 “반복되는 프로그램이 지겨워지며 자연스럽게 예전 프로그램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시스템이 활발해지면서 이용 매체의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OTT) 이용이 늘어나며 과거 프로그램을 다시 보기 더욱 편리해졌다. 원래 과거 프로그램을 다시 보려면 P2P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하거나 IPTV를 통해 개별 구매가 이뤄졌던 것.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플랫폼 사이에선 치열한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콘텐츠 전쟁에서 단연 유튜브를 빼놓을 수 없다. 매시간 다양한 분량의 새로운 영상이 업로드됨과 동시에 고도의 알고리즘으로 유저에게 맞춤형 영상을 신속히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앞서 말한 올드 예능 시청이 이뤄지는 주된 경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새로운 콘텐츠보다 옛 콘텐츠를 재가공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방송사들은 유튜브 사로잡기에 집중 공략을 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채널은 MBC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분순삭’이다. 이는 예능과 시트콤 하이라이트를 5분 내외로 담아 짧은 영상으로 편집해 선보인다. 제목처럼 5분이 순간 삭제되는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되는 것으로 해당 채널의 인기는 상당하다.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오분순삭’ 채널은 ‘무한도전’ 예능과 ‘하이킥’ 시리즈를 주로 선보인다(사진: 유튜브 ‘오분순삭’ 채널 캡처).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오분순삭’ 채널은 ‘무한도전’ 예능과 ‘하이킥’ 시리즈를 주로 선보인다(사진: 유튜브 ‘오분순삭’ 채널 캡처).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오분순삭’은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등의 예능과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등의 시트콤을 주로 선보인다. 특히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한 ‘무한도전’은 최근 ‘무야호 할아버지’(최규재 씨) 덕에 역주행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최근 ‘무한도전’은 ‘무야호 할아버지’(최규재 씨) 덕에 ‘무야~호’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사진: 유튜브 ‘오분순삭’ 채널 캡처).
최근 ‘무한도전’은 ‘무야호 할아버지’(최규재 씨) 덕에 ‘무야~호’라는 유행어를 남기며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사진: 유튜브 ‘오분순삭’ 채널 캡처).

이는 무한도전의 구호를 얼떨결에 "무야~호"라고 말한 최규재 씨에 무한도전 멤버 정형돈이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라며 상황을 수습한 장면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웃음을 불러왔다. 대학생 최 모(24) 씨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패러디하게 된다”며 “친구랑 밥을 먹으러 갈 때 음식을 보고 ‘무야~호’라고 하면 친구도 ‘그만큼 맛있다는 거지’라는 식으로 말장난을 주고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오분순삭’은 때론 ‘10분 순삭’, ‘N분 순삭’ 등으로 5분이라는 시간에 제한되지 않는 모습도 보여준다. 또한 기존 영상에 현재 시대의 감성에 맞게 새로운 자막을 추가해 웃음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과거의 감정에 현재의 유행어와 ‘밈’ 등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SBS의 유튜브 채널의 경우 드라마와 예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빽능-스브스 옛날 예능’과 ‘빽드-스브스 옛날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유튜브 ‘빽능’, ‘빽드’ 채널 캡처).
SBS의 유튜브 채널의 경우 드라마와 예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빽능-스브스 옛날 예능’과 ‘빽드-스브스 옛날 드라마’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유튜브 ‘빽능’, ‘빽드’ 채널 캡처).

SBS의 유튜브 채널의 경우 드라마와 예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옛 예능은 주로 ‘빽능-스브스 옛날 예능’에서 ‘빽드-스브스 옛날 드라마’에서 제공하고 있다.

구독자 약 66만 명에 달하는 ‘빽능’은 ‘순풍산부인과’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같은 레전드 시트콤과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X 맨’ 등의 예능을 약 10~15분 정도의 분량으로 선보인다.

이어 구독자 약 16만 명인 ‘빽드’는 ‘야인시대’, ‘봄날’, ‘자이언트’, ‘쩐의 전쟁’ 등 과거 안방극장을 장식했던 드라마를 정주행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KBS의 경우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예능 ‘1박2일’ 제공하는 ‘깔깔티비’와 ‘개그콘서트’를 선보이는 ‘크킄티비’가 있다(사진: 유튜브 ‘깔깔티비’, ‘크킄티비’ 채널 캡처).
KBS의 경우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예능 ‘1박2일’ 제공하는 ‘깔깔티비’와 ‘개그콘서트’를 선보이는 ‘크킄티비’가 있다(사진: 유튜브 ‘깔깔티비’, ‘크킄티비’ 채널 캡처).

KBS의 경우,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그중 구독자 약 51만 명을 확보한 대표적인 예능 ‘1박2일’, ‘해피투게더’, ‘쟁반노래방’, ‘위험한 초대’, ‘청춘불패’ 등의 예능을 모아 놓은 ‘깔깔티비’와 구독자 약 42만 명을 확보한 ‘개그콘서트’, ‘유머1번지’ 등을 선보이는 ‘크킄티비’가 있다. 두 채널은 주로 편집과 재가공보단 기존 영상을 송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유튜브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를 수 있는 소통 창구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화제 된 예능을 유튜브 화법에 맞춰 다양한 편집 기법으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큰 강점이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들은 단순히 옛 프로그램을 재방송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포인트를 활용해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