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영혼의 노래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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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영혼의 노래를 하고 싶다”
  • 취재기자 심헌용
  • 승인 2016.06.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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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듀엣가요제 8회 최종 우승한 부산대생 박준형 씨

“그~리워 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이 가사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부활의 <Never Ending Story>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로 부산의 한 대학생이 지상파 음악 경연 무대에 올랐고, SNS, 대학교 축제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방영된 MBC <듀엣가요제>에서 파죽의 3연승을 달리던 산들-조선영 팀의 4연승 도전을 저지하고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은 부산대생 박준형(25) 씨 이야기다.

지상파 음악 경연무대에 오른 그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흥분돼 있었지만 그는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무대 체질이라 무대에서 어느 도전자들보다 여유가 넘쳤고 베테랑 가수 이영현과 함께 무대에 섰는데도 기죽지 않고 차분히 노래를 불렀다. 경연에서 그들이 부른 노래는 최재훈의 <비의 랩소디>. 노래가 끝난 뒤, 방청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뒤돌아보니 전광판은 440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방청객 500명 가운데 440명의 표를 얻은 것이다.

▲ 박준형 씨가 자신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무대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심헌용).

박 씨가 노래에 흥미를 가지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친구들과 처음으로 노래방에 가서 SG워너비의 <내 사람>이란 곡을 힘겹게 부른 기억 때문에 노래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됐다. 그는 “그 막연한 생각이 독학으로 노래를 배우는 것으로 이어지고 가수의 꿈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로 돈을 벌겠다는 확고한 목표를 가지게 된 그는 수능이 다가오고 있었는데도 공부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부모님은 그의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가수의 길보다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길 부모님이 원했던 것.

▲박준형 씨가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해 가수 이영현 씨와 함께 노래하는 장면(사진: MBC TV 캡처).

뒤늦게 수능 공부를 시작해 부산대학교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에 입학했지만, 그는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부산지역 대학생 보컬 동호회인 ‘성대경영’에 들어가 옥상에서 소규모 형태의 공연 프로그램인 ‘노래하는 옥상’과 같은 소규모 공연, 광안리 버스킹, 그리고 학교 축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관객들에게 알렸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와중에 우연히 듀엣가요제 지원 공고를 보게 됐다. 음악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던 그는 자신에게 소중한 기억들을 안겨준 부활의 <Never Ending Story>로 <듀엣가요제>에 지원해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졸업을 앞두고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박 씨는 <듀엣가요제>에 나온 것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했다. 노래를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지 못한다면, 부모님께 가수의 꿈에 대해 말을 꺼내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박준형씨가 소규모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사진: 박준형 씨 제공).

수많은 공연 중에 그에게 가장 인상 깊은 무대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두 가지를 꼽는다. 하나는 2012년 5월, 부산대 축제기간에 정문 앞에서 공연한 것이다. 그때까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해 본 적이 거의 없었던 박씨는 “관객들의 환호성과 뜨거운 열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수들이 무대에 설 때 느끼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자신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던 관객에 대한 기억이다. 고작 3명 뿐인 관객들 앞에서 인순이의 <아버지>를 불렀는데, 그는 "눈물을 훔치는 관객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어요"라며 “관객들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라 이렇게 저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의 목표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보컬이 되는 것으로 정해졌다.

앞으로의 꿈을 묻는 질문에 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일정한 수입이 생기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싶고 그 꿈이 노래를 통해서 버는 것이라면 더 좋을 것 같다요”라고 말했다. 그의 롤 모델은 서인국, 허각과 같이 일반인에서 노래를 통해 스타가 된 사람들이다. 자신감 있는 말투,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춘 그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꼽은 롤모델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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