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 듣기 좋은 ‘ASMR’ 인기... "백색소음 잘 이용하면 공부에 도움"
상태바
시험기간 듣기 좋은 ‘ASMR’ 인기... "백색소음 잘 이용하면 공부에 도움"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4.14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ASMR’ 콘텐츠 유튜브 영상 추천 많아
ASMR은 백색소음의 새로운 활용법... "심리 안정과 집중력에 도움"
일각에선 "공부 집중하면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게 정상" 주장
대학생들에게는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와 중간고사 기간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 4월 중간고사 기간이 시작되면서 시험기간 집중에 도움이 되는 ASMR이 떠오르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4월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면서 시험공부 집중에 도움이 되는 ASMR이 떠오르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올해도 벚꽃이 활짝 피어났지만, 대학생들은 마냥 웃을 수 없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한데다, 벚꽃이 지자마자 바로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시험기간이 바짝 다가오면서 대학생들 사이에는 시험 기간 ‘ASMR’에 대한 관심이 많다.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란 뜻이다. 즉,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이며 바람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이 있다. 흔히 심리 안정과 집중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백색소음의 새로운 활용으로 보인다. 또 ASMR이라는 용어는 유튜브 사용자들이 주로 타이틀을 내걸고 사용하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먹방에서 치킨 먹는 ASMR 등 상업적 용도로 인터넷상에서 자주 쓰인 바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시험기간 듣기 좋은 ASMR 유튜브 영상'을 추천해 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사진: 디시인사이드, 페이스북 홈페이지 화면 캡처).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는 '시험기간 듣기 좋은 ASMR 유튜브 영상'을 추천해 주는 게시글이 많다(사진: 디시인사이드, 페이스북 홈페이지 화면 캡처).

최근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시험 기간 듣기 좋은 ‘ASMR’ 유튜브 영상을 추천해 주는 게시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 게시글에 따르면, 공부할 때 집중력을 200% 끌어올려 주는 ASMR 유튜브 콘텐츠를 추천하면서 시험 기간에 백색소음을 틀고 공부하면 집중력이 향상돼 시험 기간 ‘ASMR’은 스터디 메이트라고 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다양한 ASMR 유튜브 영상이 있다는 것. ASMR 영상에는 호그와트 시험 기간, 장작 타는 소리, 지브리곡 피아노 12시간, 이지영 선생님 칠판 판서 등이 있다(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인터넷 게시글에는 다양한 ASMR 유튜브 영상이 올라 있다. ASMR 영상에는 호그와트 시험 기간, 장작 타는 소리, 지브리곡 피아노 12시간, 이지영 선생님 칠판 판서 등이 있다(사진: 페이스북 화면 캡처).

게시글에서 추천한 ASMR 유튜브 영상 종류는 여러 가지다. 게시글 내용을 보면, ‘고요한 밤 비행기 ASMR’ ‘호그와트 시험 기간’ ‘장작 타는 소리’ ‘지브리곡 피아노 12시간’ ‘비행기에서 공부하기’ ‘이지영 선생님 칠판 판서’ ‘도믿걸 study with me’ ‘밤의 숲소리 ASMR’ ‘키보드 타이핑 소리’ ‘빗소리 ASMR’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해당 콘텐츠들은 모두 유튜브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최소 1시간에서 최대 12시간 정도 길이의 영상물이다.

해당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공감을 표하며 자신이 시험 기간에 즐겨듣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진심으로 ‘study with BTS’ 추천하는데, 같이 공부하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다”, “해리포터 호그와트 영상 아니면 클래식을 듣는 게 최고다”, “유튜브에 ‘백색소음 검은 화면’치고 섬네일 white noise라고 적혀있는 거 꼭 들어봐라. 공부할 때 집중도 최고다”, “공부할 때도 집중하는 데 도움 되지만, 잠이 안 올 때 들어도 좋더라”, “장작 타는 소리는 공부에 도움이 된다”, “나만 저런 거 들으면 좋은 줄 알았는데 다들 듣고 있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시험 공부할 때 유튜브 ASMR 영상을 종종 사용한다. 코로나19로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난 우동화(21, 서울시 중구) 씨는 “평소에 카페나 독서실에서 공부를 자주 하는 편이라 ASMR을 들을 필요는 없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하다 보니 생활 소음 등 집중을 깨는 듯한 특정한 소리가 지속될 때 튼 경험이 있다”며 “확실히 안정감을 찾고 어렵지 않게 집중할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태완(26, 울산시 북구) 씨도 “시험 기간이 다가와서 독서실에서 종종 공부하는데 아무 소리도 없이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작은 소음에 더 민감해진다”며 “어느 정도의 백색소음이 있으면 집중이 잘 돼서 유튜브에서 ‘환풍기팬 소리’ 백색소음을 들으며 공부한다”고 전했다.

또 김희선(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아무것도 듣지 않고는 공부가 잘 안되는 편인데 보통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했다”며 “공부보다는 노래 듣기에만 열중하다 보니 자꾸 따라 부르게 돼서, 공부할 때는 유튜브에 있는 시험기간에 듣는 ASMR을 듣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튜브 ASMR 영상이 공부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생들도 있다. 오히려 공부할 때 집중하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생 석민희(22, 울산시 남구) 씨는 “어차피 집중하면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ASMR 영상은 있으나 마나 한 것 같다”며 “호그와트 시험기간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딱히 도움 되는 것 같지는 않았고 잠이 오는 것은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구도연(22, 경남 양산시) 씨도 “ASMR 중 조금 인공적으로 너무 만들어 낸 소리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더 거슬려서 집중이 안 된 적이 있다"며 "공부할 때 도움 된다는 친구도 많지만, 나는 괜히 거슬려서 시끄러운 소리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ASMR과 같은 백색소음은 개인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권나윤 심리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개인이 경험한 익숙하고 편안했던 기억이 깃든 ASMR은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것. 권 소장은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태아 시절 어머니의 심장 소리를 듣고 안정감을 느끼면서 자라났기 때문에 심장 박동과 유사하게 반복되는 소리에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심리적 상담을 통해서 (일부 상담자들은) 자연의 소리에 대한 안정감과 비교되는 부정적인 정서 ‘두려움, 공포, 슬픔’ 등도 개인별 특별한 경험에 따라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영상 콘텐츠 외에도 스마트폰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ASMR을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사진: 앱 스토어 화면 캡처).
유튜브 영상 콘텐츠 외에도 스마트폰 모바일 앱을 통해서도 ASMR을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사진: 앱 스토어 화면 캡처).

한편, 스마트폰 모바일 백색소음 앱을 통해서도 각종 ASMR을 들을 수 있다. 앱 스토어에는 집중력 향상, 수면 유도, 안정, 스트레스 해소, 아기 재우기 등 다양한 ASMR을 제공하는 앱이 많아 다운로드만 하면 목적에 맞는 다양한 백색소음을 간편하게 접할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