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방송국 해명에도 "촬영 중단" 청원 20만 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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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방송국 해명에도 "촬영 중단" 청원 20만 명 돌파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12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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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시놉시스 유출...'안기부 등 미화' 지적 논란 확산
JTBC 측, "민주화 운동 폄훼나 안기부 미화 아니다“ 해명

JTBC 드라마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가운데, 촬영 중단 요구를 바라는 국민 청원이 2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의 드라마 설**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사진: 국민 청원 캡처).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JTBC의 드라마 설**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사진: 국민 청원 캡처).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의 드라마 설**의 촬영을 중지시켜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민주화 운동에 북한 개입이 없다는 걸 몇 번씩이나 증명했음에도 해당 작품은 간첩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며 “그 외 다른 인물들은 ‘안기부’의 미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저 작품의 설정 자체가 현재의 피해자에게 모욕을 주는 것은 노골적으로 정치의 압력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어 “우리나라의 근간을 모욕하고 먹칠하는 드라마의 촬영을 전부 중지시키고 지금까지 촬영한 분량들 또한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설강화’는 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어느 날 갑자기 여자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명문대생 수호와, 서슬 퍼런 감시와 위기 속에서도 그를 감추고 치료해 준 여대생 영초의 시대를 거스른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논란의 소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공개된 ‘설강화’ 시놉시스로부터 시작됐다. 남자 주인공인 명문대생이 남파 간첩이라는 설정과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국정원 전신) 역을 ‘대쪽같은 인물’이라고 소개한 것. 이와 더불어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실존 인물 이름과 유사한 여자 주인공 이름 등으로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JTBC는 지난달 26일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다”라며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돼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30일 JTBC는 공식 SNS에서 추가 입장문을 발표했다(사진: jtbc drama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JTBC는 공식 SNS에서 '설강화'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사진: JTBC drama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그럼에도 논란이 이어지자, JTBC는 지난달 30일 추가 입장을 발표했다. JTBC는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던 캐릭터가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기부 요원을 ‘대쪽 같다’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 “그가 힘 있는 국내 파트 발령도 마다하고 ‘간첩을 잡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동료들에게 환멸을 느낀 뒤 해외 파트에 근무한 안기부 블랙요원이기 때문”이라며 “해당 인물은 부패한 조직에 등을 돌리고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원칙주의자로 묘사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간 이후부터는 미방영 드라마에 대한 허위사실을 기정사실인 양 포장해 여론을 호도하는 행위를 자제해 주시길 부탁한다”며 “좋은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수많은 창작자들을 위축시키고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글은 12일 오후 5시 기준 현재 20만 6132여 명의 청원 인의 동의를 얻었다. JTBC의 2차례 해명에도 ‘설강화’의 촬영 중단 및 폐지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청와대가 내놓을 답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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