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광고 수익 전쟁...‘편성 전략’ 아닌 ‘시청자 공략’으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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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광고 수익 전쟁...‘편성 전략’ 아닌 ‘시청자 공략’으로 승부해야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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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PCM 시행...시청자, 단체 ‘꼼수, 편법 중간광고’ 비난
유료 방송, 종편 등 PCM 도입...광고 시청량 상승 불만 폭주
단기적 광고 수익 효과보다 시청자 공략 ‘킬러 콘텐츠’ 시급
지상파는 이전까지 사실상 중간광고를 시행해 오면서 광고 수익을 누려 왔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상파는 이전까지 사실상 중간광고를 시행해 오면서 광고 수익을 누려 왔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곧이어 2부가 방송됩니다." 방송 몰입이 고조될 타이밍에 흐름을 끊는 문장이 TV 화면에 등장한다. 이는 지상파 TV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방송 자막이다. 인기 드라마, 예능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는 중간광고 및 광고 시간 총량 제한 규제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종편) 등 유료방송에 똑같이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지상파는 이전까지 사실상 중간광고를 시행해 오고 있었다. 광고시장에서 케이블, 온라인 매체 비율이 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부터 지상파는 중간광고, 광고 총량제 허용 규제 완화를 방통위에 요구해 왔지만 매번 무산됐다. ‘시청권 침해 및 매체 균형 발전을 해친다’는 이유로 시민단체, 신문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지상파는 요구와 주장에 그치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 2010년대 중반부터 시청 점유율이 50%대 안팎으로 떨어지고 광고시장에서 유료방송 및 종편 등에 밀리자, 방법을 고안한 것. 하나의 프로그램을 2~3부로 나눠서 편성한 뒤 그 사이에 광고를 끼워 넣는 ‘분리 편성 광고’, 일명 PCM(프리미엄 광고)을 시행하게 됐다.

이에 시청자, 언론 단체는 ‘꼼수, 편법 중간광고’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나 PCM은 지상파 방송의 예능, 드라마를 비롯한 시사교양은 물론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까지 확대됐다. 2부 편성으로 나뉜 드라마로 시작한 SBS ‘스토브리그’는 시청률이 오르자 프로그램을 3부로 나누며 평균 21분마다 광고를 내보냈다.

이와 더불어 중간광고가 ‘합법’인 TV조선, 채널A, tvN조차 PCM을 도입했다. ‘내일은 미스터 트롯’은 프로그램을 2부로 나누고 중간광고 3회와 별도로 PCM을 180초 내보기도 했다. 보통 중간광고는 ‘1회에 60초 이내’라는 규제가 있지만 PCM은 법적인 규제가 없다는 틈을 노린 것. 시청자가 프로그램 안팎으로 봐야 하는 광고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민원도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여러 방송사들의 문제점인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광고 수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송사의 ‘편성 전략’이 수익의 극대화로 치중되는 것. 편성이란 목표로 한 시청자를 최대한 자기 채널로 끌어들이려 자사 프로그램에 시간을 부여하는 행위다.

편성 전략을 통해 광고 수익 효과를 누리기 위해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구조가 문제다. 방송사 광고 수익이 악화됨에 따른 해결 방안이라고 해도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논란은 대두되고 있다.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던 지상파는 다채널 경쟁 시대 이후 ‘프로그램 질’ 개선과 같은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 수익에만 의존하는 것은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OTT 플랫폼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미디어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며 갈리는 승부수는 ‘편성 전략’이 아닌 ‘시청자 공략’이다. 편성 때에 시청자를 끌어당기기보단 시청자가 스스로 편성 때에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 지상파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 만들기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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