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유롭게 해외여행갈 날은 언제쯤 올까...텅 비어버린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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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자유롭게 해외여행갈 날은 언제쯤 올까...텅 비어버린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
  • 취재기자 정재원
  • 승인 2021.04.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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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각국의 국경봉쇄로 직격탄 맞은 공항 출국장
과거 출국 기억 꿈처럼 느껴지는 한산한 국제선 터미널
여행객, 비즈니스 승객으로 북적였던 모습은 어느 곳에도 없어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고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다시 해외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까? (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김해공항에서 이륙한 항공기가 고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언제쯤 다시 해외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을까? (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2020년 한 해 코로나바이러스는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여행, 특히 해외여행일 것이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지기 시작하자 각국은 국경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여행의 설렘으로 가득했던 국제공항은 어둠과 침묵으로 바뀌었다.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국의 관문이었던 인천국제공항은 하얀색 방역복과 고글을 낀 방역 요원들, 출입국 업무에 꼭 필요한 사람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해공항 역시 이 여파를 피해 갈 수 없었다. 현재 김해공항의 국제선은 매주 1회 칭다오로 운항하는 에어부산 BX321편이 전부다. 이마저도 입국 방역 문제로 귀국은 인천국제공항으로 해야 한다. 국제선 비행기가 운항하는 목요일이 아닌 날은 국제선 터미널에서 인적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국내선 터미널은 여전히 김포, 제주로 향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중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김해공항을 찾아보았다.

공항 가는 길부터 달랐던 분위기...국내선 가는 길만 북적 북적

부산김해경전철을 타고 사상역에 도착해 역사 밖으로 나오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국내선, 오른쪽은 국제선 터미널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사람은 보기 힘들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부산김해경전철을 타고 공항역에 도착해 역사 밖으로 나오면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왼쪽은 국내선, 오른쪽은 국제선 터미널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김해공항을 가기 위해 사상역으로 가서 부산김해경전철을 탑승했다. 사상역에서는 전과 크게 다를 것 없이 여행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 항공사 스튜어디스들을 볼 수 있었다.

경전철을 타고 공항역에 도착한 순간부터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과거엔 공항역에 내린 사람들은 국내선 터미널이 있는 왼쪽, 국제선 터미널이 있는 오른쪽으로 갈라졌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가는 사람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인파로 북적이는 국내선 터미널...주말은 제주 서울노선 만원

일요일 오후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게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국내선 도착 층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일요일 오후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게 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국내선 도착 층의 모습(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먼저 국내선 터미널로 갔다. 2층 출발층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수속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제주, 서울로 가는 국내선 노선은 10~20분에 한 대씩 이륙하고 있었다. 1층 도착층은 주말을 맞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국내선 터미널은 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일 정도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김해공항의 국내선 승객은 608만 2148명으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전해 734만 473명에 비해 감소했으나, 국제선에 비하면 감소 폭이 적었다.

적막만 가득한 국제선 터미널...공항 근무 직원만 가끔 오갈 뿐

공항을 관리하는 직원을 빼고는 일반 승객 한 명 찾아보기 힘들어 적막하기만 한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공항을 관리하는 직원을 빼고는 일반 승객 한 명 찾아보기 힘들어 적막하기만 한 김해공항 국제선 터미널(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다음으로 발길을 옮긴 국제선 터미널은 충격적이었다. 여행의 설렘이 가득하고 사람들로 북적이던 공항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아니, 사람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한때 일본, 중국, 대만, 동남아 일대를 다니던 비행기가 수시로 이륙하던 모습은 볼 수 없다. 일본, 대만, 중국, 태국,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과거 설렜던 기억은 실제 있었던 일인가 싶을 정도였다. 숙원사업이었던 장거리 노선 핀에어의 핀란드 헬싱키 취항도 다른 나라 이야기가 됐다.

공항 내부를 지키던 한 직원은 “비행기가 운항하는 목요일 하루를 제외하곤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다”며 국제선 터미널의 썰렁한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운영 중단을 알린 채 마지막 장사가 언제인지도 모를 것 같이 굳게 닫힌 국제선 터미널 내의 편의점(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운영 중단을 알린 채 마지막 장사가 언제인지도 모를 것 같이 굳게 닫힌 국제선 터미널 내의 편의점(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사람이 없는 공항은 을씨년스러웠다. 공항 내부 상점은 언제 마지막 영업을 했는지 모를 것 같이 굳게 셔터를 내리고 있었다. 체크인 카운터를 알려주던 모니터는 모두 꺼져 있었다. 비행기의 출발 시각을 알려주던 전광판은 의미 없는 시간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국제선 터미널 안에 오래 있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것 같은 분위기까지 느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김해공항의 국제선 승객은 115만 3504명으로 전년 대비 88% 감소했다. 이마저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인 1월의 승객이라 충격은 더 크게 다가왔다.

공항 인근 주차장 등 모습도 한산하긴 마찬가지

주차된 차량이 한 대도 없어 한적하기만 한 김해공항 국제선 주차장(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주차된 차량이 한 대도 없어 텅빈 김해공항 국제선 주차장(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공항 근처의 모습도 전과 많이 바뀌어 있었다. 공항에서 시내를 오가던 리무진 버스는 기약 없는 운행 중단 상태였다. 공항과 다른 지역을 이어주던 시내버스도 대부분 편수가 줄었거나, 폐지됐다. 평소 같으면 국제선, 국내선 터미널 앞에 있어야 할 택시들은 국내선 터미널 앞에서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김해공항 터미널 앞에 리무진 버스 운행 중지를 알리는 공지문이 붙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김해공항 터미널 앞에 리무진 버스 운행 중지를 알리는 공지문이 붙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공항 근처에서 오랫동안 사설 주차장을 운영했다는 한 자영업자는 “주차장을 운영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며 참담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언젠가 다시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갈 그 날을 기다리며

작년 한 해 국내선 터미널은 종종 이용했으나, 국제선 터미널을 방문한 건 지난해 2월 초 이후 처음이었다. 약 1년 만에 방문한 국제선 터미널은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제일 인상에 깊었던 건 국내선 터미널과 국제선 터미널의 차이였다. 이것은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과 비슷해 보였다.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은 모습과 과거에 멈추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

스포츠 마니아들은 사직, 문수를 방문해 응원과 함께 스포츠를 즐기고, 여행자들은 방학 때면 시간, 주머니 사정에 맞게 해외여행을 간다. 음악팬들은 가을 즈음이면 아이유 콘서트를 간다. 당연하다 생각했던 소소한 취미 생활을 다시 할 수 있을 그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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