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피식 대학’ 최준의 'B대면 데이트' , 장영란의 ‘네고왕’ 등 신세대 감각의 ‘웹 예능'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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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피식 대학’ 최준의 'B대면 데이트' , 장영란의 ‘네고왕’ 등 신세대 감각의 ‘웹 예능' 열풍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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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며들었다’ 신조어도 등장한 유튜브 채널 ‘피식 대학’ 최준 신드롬
‘본사 리뷰 직접 배송’ 등 기업과 직접 네고하는 장영란의 유튜브 채널 '네고왕'도 인기
유튜브 ‘문명 특급’, ‘신서유기’ 등 웹 예능은 공중파 TV로 역수입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김해준의 캐릭터인 ‘카페 사장 오빠 최준’으로 비대면 소개팅 상황극을 담은 ‘B 대면데이트’ 영상이 인기다 (사진: ‘피식대학’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김해준의 캐릭터인 ‘카페 사장 오빠 최준’으로 비대면 소개팅 상황극을 담은 ‘B 대면데이트’ 영상이 인기다(사진: ‘피식대학’ 유튜브 캡처).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만 공개되는 웹 콘텐츠가 조명 받으며 웹 예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최근 카페 사장 오빠 최준 신드롬이 불고 있다. 이는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그맨 김해준의 캐릭터다. 이 채널에선 SBS,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모여 공개 코미디가 줄어드는 추세에 유튜브로 돌파구를 찾은 것. 다양한 상황극 콘텐츠를 선보이다 ‘B 대면 데이트’ 코너로 인기를 끌었다. 이는 강제 ‘집콕’해야 하는 청춘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B 대면 데이트’는 코로나 시국에 맞춰 4명의 남자와 비대면 소개팅을 하는 상황극을 담은 영상이다. 영상을 클릭하면 소개팅남에게 영상 통화가 걸려오면서 영상이 전개된다. 이 중 가장 인기를 끈 건 김해준 씨가 연기한 34세 카페 사장 최준이다.

최준의 매력은 ‘반존대’(반말+존댓말) 말투다. 여성들이 가장 설레인다는 포인트를 담아 캐릭터로 승화한 것. 영상 속 그의 첫 마디는 “어? 이쁘다. 죄송해요. 제가 이런 거 숨기는 걸 못해서. 너무 이뻐서 순간 머리가 하얘졌잖아”라고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오묘한 밀당을 선보인다.

처음 보는 이들은 거부감과 함께 질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점차 최준이라는 캐릭터의 이상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이에 최준에게 나도 모르게 스며들었다는 뜻의 ‘준며들었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한 것. SNS에선 ‘준며든’, ‘준독된(최준+중독)’ 등 최준의 인기를 실감할 신조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준며들었다’는 대학생 신유리(22, 울산시 북구) 씨는 “비대면 소개팅이라는 소재가 참신해서 접하게 됐다”며 “처음엔 반존대를 섞은 오글거리는 멘트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느 순간 준며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부캐’(부캐릭터)로 세계관을 만드는 것이 유행인데 이 채널은 그런 점을 잘 공략한 것 같다”며 “새로운 웃음에 목말라하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광고 목적을 전면에 알린 유튜브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앞 광고’ 콘텐츠인 ‘네고왕’이다. 이는 유튜브 채널 ‘달라 스튜디오’에서 방송인 장영란이 광희의 바통을 이어 받아 진행 중이며 온갖 소비자 후기들을 모아 본사에 소비자 요청 사항을 직접 네고하러 가는 ‘본사 직접 리뷰 배송’ 콘셉트 웹예능이다.

매주 한 기업을 찾아가 소비자를 대신해 할인 행사를 협상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광고 사실이 알려지면 진정성 의심을 받을 것이란 통념을 깨고 벌써 시즌 2까지 이어 흥행하고 있다.

최근 ‘네고왕2’에선 장영란은 시민들과의 인터뷰 의견을 토대로 세제 회사를 찾아가 네고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사진: ‘달라 스튜디오’ 유튜브 캡처).
최근 ‘네고왕2’에선 장영란은 시민들과의 인터뷰 의견을 토대로 세제 회사를 찾아가 네고하며 주목을 끌고 있다(사진: ‘달라 스튜디오’ 유튜브 캡처).

최근 공개된 ‘네고왕2’에선 세제 회사를 찾아가 네고했다. 장영란은 시민들과의 인터뷰 중 ‘20%는 할인했으면 좋겠다’, ‘살균 세제가 필요하다’, ‘조금만 사용해도 거품이 많이 났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토대로 진행됐다.

세제와 섬유 유연제를 합쳐 9900원에 달라는 ‘네고왕’ 장영란의 요구에 세제 회사는 고민 끝에 일주일간 수량 제한 없이 세탁세제 1+2를 1만 4900원에 할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추가적으로 자취생들을 위한 네고왕 패키지를 제안해 9900원짜리 네고왕 세트 9999개를 판매하기로 했다.

그 밖에도 편의점, 생리대, 마스크 등 시민들의 많은 소비가 되는 품목들을 위주로 해당 업체와 협의하는 등 ‘네고왕’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며 주목받고 있다. 대학생 이예린(22, 대구시 남구) 씨는 “자취생인데 네고왕을 통해 효율적 소비가 이뤄져 이득을 봤다”며 “단순 영상 속 재미와 더불어 일상생활에 실효성 있는 일석이조 플랫폼으로 매 시즌마다 인기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성공한 웹 예능은 TV로도 역수입되기도 한다. 재재의 유튜브 ‘문명 특급’은 SBS에 편성되고 윤두준의 먹방 유튜브 ‘배부른 소리’는 Mnet에 편성됐다. 시즌 8까지 방송된 tvN 대표 예능 ‘신서유기’도 과거 웹 예능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웹 예능의 인기와 가능성을 TV에서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끈 웹 예능의 강점은 무엇일까? 바로 자유로움이다. 형식과 시간, 심의에서 벗어나 기존 TV보다 훨씬 다양하고 유연한 시도를 통해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TV로 편성되는 프로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이 적다”며 “이는 무엇보다 영상을 제작함에 있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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