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루이비통, 올 들어 4회 가격 인상...백화점 '오픈런'은 코로나 여파 '충동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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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루이비통, 올 들어 4회 가격 인상...백화점 '오픈런'은 코로나 여파 '충동 소비'
  • 경남 김해시 박재희
  • 승인 2021.03.3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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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명품들 수시 가격 인상..."더 비싸지기 전에 구매" 오픈런 극성
코로나로 참았다가 충동 구매하는 물질만능주의는 일종의 '보복 소비'

이른 아침의 백화점 앞에선 신기한 광경이 펼쳐진다. 아직 오픈하지 않은 백화점 앞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연유로 줄을 선 것일까? 그 이유는 명품을 구매하기 위함이다. 이런 행위를 ‘오픈런’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보통 명품을 구매할 땐 명품관에서 느긋하게 물건을 둘러보며 대우받는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문이 열리면 사람들을 명품관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명품 업계는 계속해서 가격을 인상한다. 브랜드의 가치와 희소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이는 명품 업계에서의 불문율이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 세계 3대 명품이라 불리는 ‘루이비통’은 2021년에만 가격을 네번 인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품이 더 비싸지기 전에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하는 것이다. 나는 잦은 가격 인상으로 명품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예측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사람들은 더욱 명품을 갈망하고, 그 숫자는 늘어나, 명품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명품관으로 치달리는 것을 '오픈런'이라고 한다. 명품을 향한 사람들의 과도한 집착은 물질만능주의를 상징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명품을 향한 사람들의 과도한 집착은 물질만능주의를 말해준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명품 수요가 많이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보복 소비’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코로나로 인해 무산된 여행 예산을 명품 가방을 사는 데 소비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곧 가방을 가지고 나갈 일이 많아질 생각에 기뻤으나, 여행으로 얻을 견문을 이 가방과 맞바꿨다고 생각하면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명품 업계는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해 계속해서 가격을 인상하고 매출을 늘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가격 인상이 프랑스 등 명품의 발상지라 불리는 곳보다 훨씬 잦다.

명품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나는 명품이 역사와 장인의 기술이 합쳐진 예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충동적인 소비 습관으로 이를 구매하고, 여러 미디어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생겨나는 명품 소비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가방을 사면 행복하겠지?”, “코로나 사태로 소비를 적게 했으니까 이 정도 소비는 괜찮아” 등 이런 생각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면 진정한 정신적 행복에 대한 논의는 점차 줄어들 것이고, 물질만능주의가 당연해지는 사회가 올 것이다.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나쁘진 않다. 그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무리한 소비를 하거나, 자기계발보다 명품을 소비하는 것에 중점을 두면 온전히 행복을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명품 소비와 같은 외적인 요소보다 자신의 행복과 발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에서 올바른 소비 가치관을 보여야 하고, 대중 역시 올바른 소비 패턴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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