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랜타 총격 이후 번지는 'Asian Lives Matter' 시위..."인종차별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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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랜타 총격 이후 번지는 'Asian Lives Matter' 시위..."인종차별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 부산시 사하구 김아란
  • 승인 2021.03.28 0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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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맞아 아시아계 혐오 규탄 시위 확산
뜻있는 사람들, "다음 세대 위해 인종차별 중지돼야 한다는 공감대 갖자"

지난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에 미국 전역에서는 아시아계 혐오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최근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전체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로 밝혀진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계기였다.

시위에는 아시아계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이 참여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흑인 여성은 “경찰에 잔혹하게 숨진 흑인을 위해 몇몇 아시아인들이 함께 행진한 적이 있습니다. 똑같은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나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때 SNS로 해시태그 운동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시위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해시태그 운동으로 함께 목소리를 모았던 수많은 사람을 기억한다. 그들은 성별, 나이, 인종에 상관없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lives Matters)’는 진심 어린 구호를 외쳤다. 이제는 그 문구가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Asian Lives Matters)’로 바뀌어 또다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운동에 사용되고 있다.

흑인도, 백인도, 그리고 아시안도 지구상에서는 모두 아름답고 중요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흑인도, 백인도, 그리고 아시안도 지구상에서는 모두 아름답고 중요하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을 내냐고 묻는다. 그런 질문을 볼 때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나오는 한 대사가 떠오른다. “구해야 하오. 어느 날엔가 저 여인이 내가 될 수도 있으니.” 극 중 주인공은 일본군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여성을 보며 위와 같은 말을 했다. 주인공이 그러했듯 차별과 혐오는 당장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일이 아니라서 침묵하는 것은 미래에 일어날 또 다른 혐오에 암묵적으로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선택적인 분노는 금세 힘을 잃는다. 우리는 인종에 관계없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뿌리 깊게 내린 인종차별적 마인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비록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인종차별주의자들에 대한 경고가 될 것이다.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 내에 있는 인종차별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된다. 한국 내에서 인종, 나라에 따라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교육적 부분과 더불어 스스로 인지해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당한 분노는 정당한 행동에서 나온다.

나는 종종 우리가 살아가는 세대가 과도기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법이 제정되드라도 사람들의 생각까지 한 번에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후세대를 위해서라도 인종차별은 절대 가볍지 않은 일이고, 오랜 역사 동안 일어난 일이지만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꾸준히 전할 필요가 있다. 혐오가 사라질 때까지 눈을 돌리지 말자. 어느 날엔가 저 사람이 우리가 될 수도 있으니.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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