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문장 하나하나가 삶 위로하고 지친 마음 달랜다
페이스북 100만이 공감한 ‘을의 연애’의 작가 을냥이가 두 번째 프로젝트 ‘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를 발간했다. 작가는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는 속담에 착안해,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인간과 함께 살아온 고양이로 을냥이를 재탄생시켰다. 무심하고 제멋대로인 듯하지만, 실상은 집사의 변화를 제일 잘 알아채는 고양이처럼 책에는 은근하게 마음속을 파고드는 메시지들이 담겼다.
나는 이 책을 다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책이 길거나 지루하거나 흡입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용 하나하나를 곱씹으면서 나의 과거 경험을 떠올리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것에 시간을 많이 투자했기 때문이다. 책 제목부터 그랬다. ‘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는 ‘그냥’이라는 말을 하면서 한 번도 이유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었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나는 언제 ‘그냥’이라는 말을 사용했는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한 생각을 거쳐 끝내 ‘그냥’이라는 단어에 담긴 무게를 인지하게 됐다.
책의 내용은 나를 계속 성장시켰다. 정말 우울했던 날이 있었다. 누군가에게 내 속사정을 말하기 싫었지만, 그 감정과 모순되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것 같은 날이었다. 그날 나는 사람이 아닌 이 책의 문장으로부터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 글자 하나하나가 나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었다. 물론 책을 읽는다고 문제 자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서 문제에 대한 나의 자세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강한 의지도 생겼다.
그 외에도 친구와 싸웠을 때, 누군가와의 관계가 너무 버거울 때, 삶이 무기력할 때 등등 마음속으로만 앓을 뿐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일에 관해 책의 화자 고양이는 마치 우리가 앓고 있는 아픔의 무게를 다 알고 있다는 듯 위로하며 조언해준다. 이 책은 ‘그냥’이라고 무마하는 우리의 수많은 감정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단순한 답을 내놓으며, 삶에 희망을 준다.
나는 이 책을 늘 침대 옆에 둔다. 언제나 읽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눈에 담고 공감하며 생각한다. 만약 위로를 받고 마음의 성장을 이루고 싶다면, 힐링 에세이 ‘이유가 많으니 그냥이라고 할 수밖에’를 추천한다. 본문 중에 “사람이 다시 일어서는 것도 비슷해. 아주 사소한 일이 하나 풀리면, 뭐든 잘될 것 같고 뭐든 해볼 용기가 나지. 지금 무너져 있다면 좀 기다려보자. 곧 아주 사소한 것이 널 일으켜줄 거야”라는 구절이 있다. 나는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의 사소한 문장이 누군가를 일으켜줄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