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청년 주거지원으로 전세 사는 어느 자취생의 분노..."LH는 서민들의 '든든한 국민생활 파트너'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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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청년 주거지원으로 전세 사는 어느 자취생의 분노..."LH는 서민들의 '든든한 국민생활 파트너'였는데"
  • 부산시 남구 배홍범
  • 승인 2021.03.27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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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들 투기 의혹에 서민들 분노 폭발
서민들,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지만, 서민들의 냬집 마련 꿈은 어찌할꼬?"

내가 성인이 되며 시작한 자취생활은 어느덧 5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이제까지 나는 총 세 번 이사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전세와 월세를 오가는 불안정한 주거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해소하지 못하며 지내고 있다.

많은 자취생들은 집을 마련할 때 전세를 구할지, 월세를 구할지 크게 고민한다. 큰 돈을 마련할 상황이 아니면 월세를 들어가야 하지만, 월세가 매월 적게는 30만 원에서 많게는 60만 원도 가볍게 넘어간다. 나도 월세로 부담한 돈이 지금까지 1000만 원이 넘는데, 당장 밥 한 끼에도 1000원을 아끼는 자취생에게 월세는 너무 큰 부담이다. 이러한 부담을 덜어준 것은 LH였다. 나는 첫 월세방을 떠나 LH의 전세 지원을 통해 전셋집을 두 번이나 옮길 수 있었다. 일찍이 알지 못하고 월세만 1000만 원을 부담했지만, 나는 늦게라도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주거에 대한 부담이 아주 크게 줄었다.

이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어디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에 서민들의 허탈감은 더 커졌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 많은 집 중에 내 집은 어디에?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에 서민들의 허탈감은 더 커졌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처럼 LH는 ‘든든한 국민생활 파트너’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우며 많은 국민들에 주거부담을 덜어주고 있었다. 전월세뿐만 아니라 LH를 통해 자가 마련도 가능하며,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 우선적 지원을 통해 공사로써 역할을 수행해 나가고 있었다. 나 또한 LH를 통해 전세를 얻었고, 최소한 4년은 더 지원받으며 잘 활용할 계획이었다.

집값은 하늘을 찌르고, 주변에서 나 같은 서민은 자가를 구하려면 최소한 15년을 열심히 벌어야 가능성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막막한 현실에서 그나마 숨통을 트게 해준 LH에서 연일 투기 의혹이 터지고 있다. ‘국민의 든든한 파트너’라는 홍보문구와 공공기관이라는 명목으로 LH는 우리의 눈을 가리고 투기판을 만들어 부정부패를 자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LH 투기 의혹이 나를 포함한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당장 부동산에 대한 지식도 없고 경제력도 없기 때문에 서민들은 지금의 전세방에 살다 찝찝함을 뒤로한 채 다시 LH의 지원을 받아야 할 것이다.

현재 LH 투기 의혹으로 정치판에서도 강력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으며, LH의 권한을 크게 축소하고 재발을 방지할 대책 마련에도 빠르게 나서고 있다. 나는 이러한 대응을 반대하지 않지만, 그만큼 허탈함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처벌과 대응도 중요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번 사태로 LH뿐만 아니라 많은 공공기관과 공무원은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이 느낀 허탈함을 씻는 것도,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것도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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