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은 사교육 열풍...꼭 학원에 보내서 공부를 시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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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은 사교육 열풍...꼭 학원에 보내서 공부를 시켜야 하는가
  • 취재기자 김영빈
  • 승인 2021.03.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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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무조건 학원으로 몰려가는 사교육 바람
부모 강요 탓에 학생 한 명당 2.3개 학원 다녀
과도한 사교육은 스트레스 불러 두뇌발달 저해

부모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자식이 성공했을 때일 것이다. 우리들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올해도 작년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공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교육에 관심을 더 기울인 것 같다.

한 초등학생이 학원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빈).
한 초등학생이 학원에서 수학문제를 풀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영빈).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더 매달리는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경쟁을 시작한다. 이제 막 말문이 트이고 어느 정도 문장을 구사할 능력만 되면 빠르게 어린이집을 보낸다. 유치원도 일반 유치원을 보내지 않는다. 유명한 사립유치원이나 영어유치원을 고르는 부모님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비용이 싼 것도 아니지만 부모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비싸면 비쌀수록 더 보내려고 하고 자식 하나만큼은 최고로 키우려 한다. 초등학생들은 단과 학원을 비롯한 예체능 학원까지 쉴 틈 없이 학원을 다닌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에서 2019년 11~12월 학부모를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 초등학생들은 한 명당 평균적으로 학원 2.3개를 다니고 있으며, 비용은 월 30~50만 원으로 나타났다. 학원비 30~5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부모들은 투자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흔쾌히 학원에 보낸다.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점점 사교육비가 오르는 추세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사교육비가 올랐다는 것은 해가 바뀔수록 사교육 열풍이 더 심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기교육을 하면 어린 학생들이 더 빨리 배우고 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교육학자들은 과도한 사교육이 어린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돼 결과적으로 두뇌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고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교육에 대한 학계의 부정적인 시각과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학원 관계자들의 주장은 다르다. 부산의 모 수학 전문학원 원장 손 모(49, 부산시 서구) 씨는 “사교육은 당연히 요즘 같은 시기에 더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학력 격차가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에 (사교육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손 원장은 “하지만 공부에 의욕이 없는 학생은 학원에 와도 교육 효과가 없어 안 왔으면 좋겠다”면서 “부모님의 강압에 의한 학습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스스로 잘하는 학생, 즉 자기주도 학습을 잘하는 학생이면 학원보다는 집에는 공부하는 방향으로 지도했으면 한다. 무작정 학원에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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