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상상력일 뿐, 특별한 의도 없어”
시청자, “방송 중단돼야” 항의 글 폭주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중국식 소품을 사용한 것과 더불어 역사 왜곡 논란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조선구마사’는 조선 태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작품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논란의 소지를 불러일으켰다.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역사 왜곡’ 장면을 담는가 하면 조선시대 배경임에도 중국풍 인테리어와 음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충녕대군이 생시(좀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역의 구마 사제들을 기방에서 접대하는 장면에 중국풍 분위기로 묘사된 기방에다 음식 역시 중식인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 등이 등장했다. 건물, 음식, 인테리어까지 모두 중국식으로 표현됐지만 기방이라는 명칭과 기녀들의 옷차림은 모두 한국식이었다.
이는 최근 동북공정으로 인해 민감한 상황인 만큼 논란이 거세졌다. 일부 누리꾼은 “조선시대가 배경인데 중국풍을 사용한 연출 의도가 무엇이냐"며 문제점을 꼬집었고, ‘조선구마사’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의 항의 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을 장소로 설정했고 자막 처리했다”며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도 덧붙였다.
국민들에게 민감한 논란인 만큼 시청자들을 비롯한 누리꾼들의 항의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선구마사’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이와 관련한 시청자 민원이 들끓고 있는 상태다.
‘조선’이 들어간 제목으로 중국 요소를 담은 것은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역사갈등이 일고 있는 상황을 떠나 황당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역사적 사실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이들에게 왜곡된 사실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이외에 방송가의 반복된 역사 인식 및 중국 PPL 논란을 비롯한 문화 감수성 결여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