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작품들로 관람객들에게 환상적인 세상을 보여줘
현대 문명인 LED를 이용해 자연을 시각 예술로 표현
각종 작품들, 환경보호에 대한 생각도 함께 일깨워 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환상 속으로 빠져들어 낯설고 신비로운 이상한 나라에서 새와 짐승과 다정하게 재잘거리는 앨리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자유로운 상태,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는 세상, 새로운 일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바탕으로 신비로운 경험을 다룬 이 소설은 현실 세계에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실사판 현대 미술관이 있다. 눈부신 환상의 세계를 볼 수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 바로 ‘뮤지엄 다’ 미술관이다.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뮤지엄 다'는 국내 최초의 미디어 전문 미술관이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고 있는 미디어와는 차원이 다른 다양한 미디어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완전한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건 첫 번째 전시에 이어, 이번 전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이야기해 주면서 환경의 날 주제인 ‘생물 다양성(biodiversity)’에 초점을 맞췄다. 이 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시각 예술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울리며 환경보호에 대한 소중한 가치 또한 자각하게 해주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뮤지엄 다' 미술관 입장료는 성인 1만 8000원, 청소년(중·고생) 1만 5000원, 어린이(48개월 이상~초등학생) 1만 3000원, 특별요금(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1만1000원이다. 청소년(중·고생)과 대학생의 경우 오는 31일까지 안내 데스크에서 학생증, 교복, 과잠, 주민등록증 중 하나를 제시하면 할인된 금액(청소년은 1만 원, 대학생 1만 2000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전에 미리 예매하면 모든 대상이 입장료의 20% 할인된 금액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입장 시 제한되는 금지 물품이 있다. 물, 음료, 셀카봉, 삼각대, 백팩은 들고 입장할 수 없다. 반입 금지되는 이유는 각종 전시 작품들을 보호하고 타인의 전시 관람 방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혹시나 소지했을 시에는 미술관 외부 물품보관소나 안내 데스크에 맡긴 후 입장할 수 있다.
또한 바닥과 천장이 거울로 되어 있어 치마를 입은 관람객은 주의해야 한다. 안내 데스크에서는 이러한 관람객을 위해 스카프를 대여해 주고 있다.
미술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천국의 문’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천국의 문은 초대형 LED로 각종 아트 플라워 패턴들을 선보인다. 좌우와 바닥에 설치된 거울들을 통해 무한하게 확장되는 이미지들로 더욱 눈부신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거울에 비치는 형상을 통해 인증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김태완(26) 씨는 “미술관의 시작부터 웅장한 음악과 화려한 LED 작품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신비로움에 놀라웠다”며 “본격적으로 전시를 관람하기 전부터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바빴다”고 말했다.
천국의 문으로 들어서게 되면 LCD 디지털 액자로 구현된 미디어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이터널 선샤인’ 공간이 나온다. 디지털 액자로 구현된 작품들은 자연을 현대문명으로 색다르게 표현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양쪽 벽면에 있는 각종 LCD 디지털 액자와 웅장한 음악들로 관람객들은 작품에 더욱 빠져들었다. 또 관람객들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 작품인 ‘프루스트 의자’에 직접 앉아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바로크 양식의 의자에 수많은 초현실주의적 점을 찍어 발표한 멘디니의 밀리언 셀러 작품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곳은 ‘미라클 가든’이다. 이곳은 10m 높이의 FULL HD LED가 도입된 미디어 월에서 최대의 LED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총 10여 개의 영상이 사운드와 어우러져 약 50분간 상영된다. 관람객들은 웅장한 LED 화면에 잠시나마 모든 것을 잊고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미라클 가든 양쪽 벽면에는 여러 개의 의자가 각각 놓여 있어 계속해서 변화하는 작품들을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다. 관람객 김민지(20) 씨는 “(미라클 가든에서) 여러 가지 영상들이 계속 변화하면서 나왔는데, 나도 모르게 몇 분 동안 빠져들어서 보고 있었다”며 “(의자에) 앉아서 영상을 감상하다가 마음에 드는 영상이 나오면 친구들이랑 서로 사진도 찍어줬다”고 말했다.
미라클 가든에서 이어지는 각각의 방으로 이뤄진 공간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작품은 ‘침실’이다. 이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침대에 누워보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침실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침대에 누워, 사방에서 움직이는 미디어 영상을 보면서 잠시 쉬어갔다.
또한 인간의 욕망에 대해 반성하게 해주는 작품들이 전시된 공간도 있다. 이송준 작가가 제작한 스테인리스 식기 작품은, 인간의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이용되고 소모되는 동물들의 모습을 스테인리스 식기를 재활용해 표현했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전부 스테인리스 식기로 제작된 작품들은 계속해서 바뀌는 미디어 영상 빛에 반사돼,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눈부신 LED의 화려한 예술 작품을 지나면 고요한 자연 친화 속 공간도 만날 수 있다. 이 공간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있는 ‘주방’의 모습을 자연친화적으로 다뤘다. 여기서 관람객들은 AR 콘텐츠를 통해 고릴라, 레서 판다, 시베리아 호랑이 등 16종의 멸종 위기 동물과 멸종 위험 정도를 소개받을 수 있다. AR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앱스토어에서 U+VR 앱을 다운로드해 감상하면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웅장하고 아름다운 LED 미디어에서 벗어나 잠시 생각에 빠져들게 해주는 작품들이 마련돼 있다. 1층에서는 관람객들이 화려한 LED 예술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지만 2층은 조용히 작품에 녹아들어 감상할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해 가면 된다. 2층에 올라가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로보트 태권브이’다. 신이철 작가가 창조한 이 작품은 배도 나오고 퇴화된 로봇 태권브이의 모습을 담았다.
바로 옆에는 건물 공사 현장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인간에 의해 태어나고 도살되는 돼지와 환경을 무분별하게 파괴해 세워지는 건물 공사 현장을 나타냈다.
또 2층에 있는 테이블 위에 나타나는 미디어 영상도 볼 수 있다. 이곳은 정지된 작품의 전시가 아닌 움직이는 미디어 영상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시각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다양한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해줬다. 단순히 시각 예술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전시회에서는 말하고자 했던 생명보호에 대한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유림(43) 씨는 “이런 전시회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찾아와 봤다”며 “그런데 단순히 화려한 미디어 영상뿐 아니라 동물이나 자연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 주는 작품이 많았던 것 같아 (이런 부분을) 잠시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햇다. 조라희(25) 씨도 “화려한 전시에 눈길이 먼저 갔지만, 작품들을 보면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동물이 소모된다는 측면을 생각해 보는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엄 다'는 미디어 아트 그룹 콜라주 플러스와 예술 콘텐츠 전문 기획사 KUNST 1이 합작해 설립했다. 이번 슈퍼 네이처 전시는 신이철, 안효찬, 이상훈, 이세현, 이송준, 이원주, 이태수, 이호준, Alessandro Mendini, Karim Rashid 등의 많은 참여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는 미디어에 빠져 살지만, 우리가 봐 왔던 미디어와는 차원이 다른 세상 ‘뮤지엄 다.’ 단순히 화려한 LED 미디어 영상으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 전시회가 아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미술관이다. 연령, 성별 제한 없이 예술에 지식이 없는 관람객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종 꽃 축제가 취소되는 지금 뮤지엄 다에서 현대 문명으로 만들어진 자연을 보면서 힐링해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