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일부 지역에 계엄령...사망자 늘고, 나라는 점점더 암흑의 공포 속으로
상태바
미얀마 일부 지역에 계엄령...사망자 늘고, 나라는 점점더 암흑의 공포 속으로
  • 경남 김해시 박재희
  • 승인 2021.03.20 0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얀마 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전 세계 시민들 분노
한국의 광주 민주화 운동처럼, 미얀마도 언젠가 민주주의 꿈 이룰 것

대학생인 나는 주말 내내 바빴다. 그런데 내가 컴퓨터 앞에 앉아 과제를 하는 동안 한 대학생은 군경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2021년에 듣기엔 참으로 현실성 없는 이야기 같지만, 이 일은 같은 아시아 국가인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얀마는 현재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는 80명을 넘어섰고 2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체포됐다고 한다.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미얀마의 시위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떠올릴 것이다. 미얀마의 2021년은 대한민국의 1980년과 닮았다. 군부 쿠데타부터 온전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시위까지 비슷하니, 일부 언론에선 미얀마를 ‘또 다른 광주’라고 부른다. 2000년대에 태어난 나는 교과서에서만 엿본 시위의 열기를 미얀마 관련 뉴스를 읽으며 느끼고 있다.

전 세계 시민들은 미얀마가 민주화되어 사진 같은 평화로운 시절을 맞기를 기원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전 세계 시민들은 미얀마가 민주화되어 사진 같은 평화로운 시절을 맞기를 기원하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러나 1980년의 대한민국과 2021년의 미얀마의 차이점은 분명하다. 이제 독재정권은 시민과 언론의 입을 막을 수 없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자신에게 대항하는 이들을 죽여도 진실은 드러난다.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를 폭동이라 규정하는 거짓말이 통하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국가의 언론이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보도하고 있고, 변화를 바라고 있다.

이번 미얀마 시위를 통해 나 역시 잊었던 다짐을 되새겼다. 내가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하고, 언론인이 되기로 각성한 이유는 1980년의 참된 선배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는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이것은 정부의 탄압에 저항하지 못한 죄책감에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이 낸 공동 사직서의 문장이다. 이 사직서는 단순히 시사에 관심이 많고, 그에 관련한 토론을 좋아하던 나를 각성시켰다.

미얀마의 봄은 올까? 민주화 정권을 되찾고, 시민들이 자유로워질 날이 올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몇 년에 걸쳐 민주주의를 되찾았듯 미얀마 역시 변화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미얀마는 돌아올 수 없다, 독재정권이 너무 오래 집권해왔기 때문에 변화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미얀마는 변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시위를 하고 있고, 변화를 위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미얀마의 시민들이 돌려받을 평화를 끝까지 응원한다. 광주가 그랬듯, ‘또 다른 광주’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