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쿠팡이츠에 한때 ‘보신탕 업체' 입점....개 식용 놓고 또 한 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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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쿠팡이츠에 한때 ‘보신탕 업체' 입점....개 식용 놓고 또 한 번 논란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3.2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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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 제보 받고 쿠팡이츠에 보신탕 업체 입점 확인
구팡이츠, 즉시 판매중지 조치... 앱의 개고기 매뉴도 삭제
반려인들 놀람과 충격... 일부 네티즌은 '식용 허용' 주장
배달 앱 쿠팡이츠에 보신탕 업체가 입점해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이츠는 해당 보신탕 업체를 판매중지 조치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배달 앱 쿠팡이츠에 보신탕 업체가 입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쿠팡이츠는 해당 보신탕 업체를 판매중지 조치했다고 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1인 1반려동물 시대가 다가오면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유튜브 시대에 발맞춰 강아지와 고양이가 출현하는 ‘펫튜브’가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은 그저 하나의 동물이라는 인식을 넘어서서, 가족과 같은 존재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배달 앱에서 보신탕 업체가 입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배달 앱에 보신탕 업체가 입점했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한 결과, 보신탕 간판까지 내건 업체가 버젓이 입점하고 있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해당 배달 업체인 쿠팡이츠에 보신탕 판매 업체 입점 제한과 향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쿠팡이츠는 동물자유연대의 공문 수신 후 즉시 보신탕과 개고기 관련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내부에서 사용하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했으나 업체 업로드 과정에서 일부 누락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앱에 올라와 있던 보신탕이나 개고기 메뉴를 전부 삭제하고, 단일 품목으로 개고기만 취급하는 업체도 아예 삭제 조치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쿠팡이츠의 주장대로 쿠팡이츠 홈페이지에는 ‘야생동물로 조리된 식품 및 혐오식품 판매 금지 안내’가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다. 쿠팡이츠에 따르면, 혐오식품에는 ‘보신탕’ ‘뱀탕’ ‘개소주’ ‘도마뱀’ ‘지네’ ‘뱀술’ 등이 있으며 해당 식품 판매 시 즉시 판매가 제한된다는 것. 

배달 앱에 보신탕 업체가 입점했다는 소식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크게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려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배달 앱에 보신탕 업체가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던 것. 이세은(22, 부산시 동래구) 씨는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보신탕이라는 단어조차도 듣기에는 조금 거북하다”며 “배달 앱에 보신탕이 올라왔다는 것을 듣고, 인터넷에서 개를 도축하는 과정이 올라왔던 게 생각나서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이창현(22, 울산시 동구) 씨도 “어떻게 하면 개를 배달 앱에서 팔수 있는지 믿을 수가 없다”며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개는 안되고, 소나 돼지는 되는 이유가 뭐야?”,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있듯이 판매할 자유도 있다. 난 지독하게 보신탕 싫어하지만 다수가 싫다고 판매하는 곳을 빼버리면 장사하는 업체는 자괴감과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개와 고양이가 사람과 가까이 지내서 식용을 금지하는데 다른 동물들은? 단순히 개, 고양이만 옹호하는 건 동물 차별이다”, “생명의 존엄성이 아니라 선별적 존엄성이다”, “소와 돼지도 눈물을 흘리고 고통을 느낀다”, “삼겹살, 소고기 등 고기 요리 많은데 왜 개고기만 혐오식품으로 이슈화시키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르면, 소·돼지와 달리 개는 축산물에 포함되지 않아 생산 과정과 결과물에 대해 규제도 허술하다. 실제 개들이 전국 재래시장의 지정받지 않은 도축장에서 비공개적으로 도축되는 이유도 이러한 사정 때문이다.

개 식용 문제는 아직까지도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식용 판매금지의 법안 통과 및 시행을 촉구하는 1500만 반려인들은 지난해 11월 17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충북 오송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100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개 도축과정에서 행해지는 행위가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에 해당해 불법이라고 지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 농장주들은 식용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기르는 것은 식용견”이라며 “우리는 애완견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개 농장주들 입장에서는 식용견과 반려견은 전혀 다른 종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개 농장에 들인 돈과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보장이 없어 쉽게 전업할 수도 없어 식용 합법화를 요구한다.

이처럼 찬반 입장이 확연한 개 식용 문제는 어떤 식이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개고기 관련 법안을 두고 식용 목적 개 사육의 불법화 또는 합법화를 주장하는 쪽은 서로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내가 해당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가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앞으로도 쿠팡이츠 앱 또는 음식 배달 앱에서 보신탕이나 개고기를 파는 업체를 발견한다면 동물자유연대로 신고를 부탁드린다”며 “현재 발의되어있는 개, 고양이 식용 금지법의 통과를 비롯해 개 식용 종식을 조금 더 앞당기기 위해 활동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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