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어 ‘미나리’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사로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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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이어 ‘미나리’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사로잡을까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3.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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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 아카데미상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
정이삭 감독 연출... 윤여정 연기상 받을지 주목
‘기생충’ ‘미나리’는 한국적 소재로 강한 메타포 효과 내

“미나리는 잡초처럼 아무 데서나 막 자라니까 누구든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하든. 누구든 건강하게 해주는 원더풀이란다!” 영화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가 손자를 보고 하는 말이다. 한국에서 생활의 지혜를 얻게 해주는 영화 '미나리'가 해외에서 계속 '원더풀!' 소식을 실어나르고 있다.

영화 ‘미나리’는 지난 15일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화제되고 있다(사진: 영화 ‘미나리’ 홍보 포스터 캡처).
영화 ‘미나리’가 지난 15일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을 앞두고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사진: 영화 ‘미나리’ 홍보 포스터 캡처).

영화 ‘미나리’는 지난 15일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최종 후보 선정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980년대 한인 가정의 미국 이주 정착기를 그린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실화를 담아낸 작품으로 정 감독이 직접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미나리’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시작으로 91관왕을 기록 중이며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수상 행진을 이어온 ‘미나리’는 아카데미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오스카 트로피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그중 4개 부문을 석권한 것과 비슷한 행보다.

특히 아카데미 4관왕의 ‘기생충’도 연기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는데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나리'에서 할머니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은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후보에 올라 화제다.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 개최된다.

이처럼 외국영화계에서 한국 영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기생충’과 ‘미나리’는 한국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지극히 한국적 소재를 활용했다. 기생충엔 ‘반지하’라는 한국식 만의 특수한 공간과 ‘짜파게티’ 등 한국의 인스턴트 음식이 나온다. 미나리 역시 한국을 대변하고 한국인이 즐겨 먹는 미나리, 고춧가루 등이 나온다.

특히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는 한국 할머니의 특징과 어우러진 토속적 느낌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순자가 손자에게 화투를 가르쳐 주고 욕도 시원하게 하는 모습이 정겹고 독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두 작품 모두 다른 영화에 비해 유독 ‘메타포(은유)’가 강하게 흐르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기생충’에선 숙주를 찾아 기생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기생충의 특징을 빈부격차, 계급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미나리’에선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미나리와 꼭 닮은 이민자의 끈질긴 생명력을 강조했다.

'기생충'이 쏘아 올리고 '미나리'가 받아 개척해 나갈 한국 영화의 새로운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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