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있는데, 주제가 뭐지?"...한국 최초 SF 블랙버스터 '승리호'에 대한 엇갈리는 반응
상태바
"재미는 있는데, 주제가 뭐지?"...한국 최초 SF 블랙버스터 '승리호'에 대한 엇갈리는 반응
  • 부산시 남구 김민진
  • 승인 2021.03.13 0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G는 화려한데 대사와 스토리가 좀..."
평점은 무난하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게 흠

제작비 240억의 한국 SF영화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늑대소년(2012)’으로 흥행에 성공한 적이 있는 조성희 감독이 연출했으며, 배우 송중기가 이번에도 조 감독과 합을 맞췄다. 그 외에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리는 대단한 배우들이 많이 등장했다.

영화는 병들어버린 지구를 떠나 우주 위성궤도에 만들어진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 ‘UTS’와 그 주변에서 돈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청소선의 주인공들이 인간살상무기로 불리는 어린아이 도로시를 만나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송중기가 2012년 문화연예대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 rokiei, http://rokiei.tistory.com/69, 무료 이미지).
송중기가 2012년 문화연예대상을 수상하고 있다(사진: rokiei, http://rokiei.tistory.com/69, 무료 이미지).

‘승리호’는 많은 제작비가 투자되고 한국 SF영화의 출발점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날카로운 시선과 평가가 따라오는 것이 자명했다. 관람객 평점 7.78점으로 전체적인 평가는 나쁘지 않지만, “대사가 유치하고 스토리 구성이 별로다”라는 의견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SF 장르에서 좋은 영화의 평가 기준은 전체적인 내용과 CG 기술이다. ‘승리호’ CG 기술은 딱히 흠잡을 곳이 없을 정도로 대단했고 화려했다. 거슬림 없이 우리나라의 발전된 영화 기술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코로나가 사태가 아니었다면, 극장에서 개봉해 큰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의 장점이 더해져 ‘승리호’는 많은 호평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는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재미있다. 그런데 주제가 뭐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환경, 부성애, 물질주의, 과거에 대한 집착, 현재의 삶 등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요소들을 던져준 건 좋았지만, 결론적으로 영화 소재들이 통합되지 않아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웠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 외에도 진부한 전개라 결론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점, 캐릭터의 영웅 같은 대사가 너무 유치했다는 점, 몇몇 캐릭터의 과거에만 집중했다는 점 등이 아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우주 쓰레기라는 신선한 키워드를 이용한 것과 매력적인 성격의 캐릭터들, 뻔하지만 흥미롭게 만드는 매끄러운 구성, 눈을 즐겁게 하는 특수 효과들이 그러한 단점들을 메워줬다.

만약 한국의 새로운 SF 영화의 시작과 발전된 양상을 경험하고 싶거나, 한국적 정서와 극적인 결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영화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영화의 주제에 대해 고찰하고, 나의 삶에 의미 있는 인생 영화를 찾는 것이라면 ‘승리호’는 그 목적과 거리가 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