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이어 집방이 대세, '셀프 인테리어' 열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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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이어 집방이 대세, '셀프 인테리어' 열기 확산
  • 취재기자 이정석
  • 승인 2016.06.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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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 이어 '온라인 집들이' 인기, 집안 설계 돕는 앱도 등장

주부 박미하(48, 충북 옥천군) 씨는 요즘 '셀프 인테리어'에 푹 빠졌다. 조 씨는 “어렸을 때부터 집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잊고 살게 됐다. 그러다 다시 집 꾸미기에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 씨가 인테리어에 다시 열정을 갖게 된 것은 TV에서 방송되는 집방 프로그램을 시청하고부터. “무엇보다 방 하나 하나 꾸미기 위해 남편과 대화를 많이 하니까 부부 사이가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것 같아 꿩 먹고 알 먹는 기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는 쿡방(요리하는 방송)이 대세였다면, 올 해는 집방(집 꾸미기 방송)이 대세다. 그 열기는 아직까지도 뜨겁다.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트렌디한 방송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안방을 주름 잡았던 <MBC 러브하우스>와 비슷한 포맷을 가진 <렛미홈>이 지난 4월 24일 첫방송된 후 시청자의 호응을 받고 있는 것도 한 사례.

▲ SNS 인스타그램에서 인테리어에 관련된 사진을 올리는 것을 '집스타그램'이라고 사람들은 부른다(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집방의 매력은 온라인 상에서도 이어져 ‘온라인 집들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온라인 집들이란 직접 인테리어한 집의 사진을 SNS나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말한다. 방스타그램(방+인스타그램),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면서 네티즌들끼리 서로의 방을 뽐내기도 하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대학생 추은실(25, 부산 해운대구) 씨는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방 사진들을 보면서 인테리어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추 씨는 “다른 사람들이 직접 꾸민 방 사진들을 보고 나니 내 방의 꾸밈새가 밋밋해 보인다”며 “이제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바꿔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학생 민준우(25, 부산 해운대구) 씨도 “방스타그램의 사진들을 보니까 그 방이 뭔가 특별한 느낌이 든다. 나도 어서 독립해서 내 방, 나만의 방을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앱 ‘하우스’와 ‘매직플랜’은 사진과 같은 모양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진: 핸드폰 캡처).

모바일 상에서는 셀프 인테리어 관련 애플리케이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우스’ 라는 앱은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들을 서로 올려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한다. 침실을 비롯해서 주방 등 공간별 인테리어 사진과 10평부터 50평 이상까지 다양한 크기의 주택 인테리어 사진들이 많이 소개돼 있다. ‘매직 플랜’ 은 집안 도면을 그려주는 앱이다. 모바일을 통해 다양한 인테리어 정보를 공유하고, 심지어 집안 설계까지 도와주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은 집방의 인기를 실감나게 해준다.

이처럼 집을 꾸미는 방송을 비롯해 각종 관련 앱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집의 의미가 단순한 주거공간에서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 가구, 조명, 소품, 벽지 등으로 스스로 집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 즉 ‘홈퍼니싱’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집방과 셀프 인테리어가 새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인테리어와 가구업계의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4조 5,000억대에 머물던 가구 소매시장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에 4조 7,000억이던 가구 소매 판매액이 지난해에는 6.8% 증가한 5조 100억에 이르렀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DIY(do it yourself)상품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셀프 인테리어에 이어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사용할 가구까지 만드는 데까지 관심이 확대된 것이다. 직장인 조현규(22, 부산 남구) 씨는 “평소에 만드는 걸 좋아하고 가구에 관심이 많아 공방에 다니기 시작했다”며 “원목을 받아 가공을 시작하다 보니 몸이 많이 힘들거나 지칠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내 가구에 애착이 가고 특별하게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셀프 인테리어 바람의 그림자도 없지는 않다. 집 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일각에서는 멀쩡한 가구들이 교체되거나 버려지면서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구류 생활 폐기물이 2012년 하루 평균 342t에서 13년에는 366t, 14년에는 382t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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