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설 특선 ‘보헤미안 랩소디’의 동성애 장면 등 삭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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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설 특선 ‘보헤미안 랩소디’의 동성애 장면 등 삭제 파장
  • 취재기자 김수빈
  • 승인 2021.02.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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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방영 중 동성 간 키스 장면 삭제, 일부 모자이크 처리
성소수자 운동단체, "인위적 편집은 성소수자 모욕. 검열" 주장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SBS의 인위적인 편집에 “(성 소수자에 대한) 무시와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SBS의 인위적인 영화 편집에 대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자 검열"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은 성소수자 상징 무지개 깃발(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SBS가 설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한 것을 두고 성 소수자 인권단체가 반발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지난 15일 논평을 내고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한 것은 명백한 차별이며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록밴드 ‘퀸’의 리드보컬이자 성 소수자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그린 것으로, 지난 13일 SBS가 설 특선 영화로 방영했다. 이때 SBS는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동성 연인이었던 짐 허튼의 키스신 두 장면을 삭제하고 배경 속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무지개행동은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로서 그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SBS는 고인뿐만 아니라 성 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프레디 머큐리의 삶은 성 소수자의 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누는 게 불가능하듯,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성 소수자 관련 장면을 잘라내는 것은 그의 삶과 존재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라며 “SBS가 방영하기로 결정했다면 동성 연인 간의 키스 장면을 편집해 성 소수자들에게 모욕을 주면서 안일하게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장면 편집 없이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무지개행동은 “SBS 윤리강령은 공정성과 다원성을 가치로 명시하고 보도, 제작 종사자들은 모든 프로그램을 공정하게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보도, 교양 프로그램에서만 다원성 가치를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방송사 차원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문화 다양성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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