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속 일부 자영업자들, 생계 위해 야간 배달 대행 '라이더'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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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속 일부 자영업자들, 생계 위해 야간 배달 대행 '라이더' 뛴다
  • 취재기자 박상현
  • 승인 2021.01.10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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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중지된 업소 주인들, 배달 대행 라이더로 생계 유지
그들에게 강추위보다 두려운 건 늦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
코로나 시대 맞아 라이더 수 증가하고 연령대도 다양...주문 시민들 홀대는 여전
라이더가 도착지에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라이더가 주문 장소에 음식을 전달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자영업자 박 모(32, 부산시 연제구) 씨는 몇 달 전 배달 대행을 시작했다. 평소 새벽 2시까지 영업하던 박 씨 가게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불가능해졌다. 외출을 꺼리는 시민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영업시간이 줄어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박 씨는 밤 9시가 넘으면 오토바이 위에 올라타고 음식 배달원, 소위 '라이더' 일에 나섰다.

눈 밑까지 올린 마스크, 두꺼운 외투와 패딩 바지(솜, 오리털 등을 내장한 바지). 우리가 추운 겨울 음식을 주문하면 만날 수 있는 라이더들의 모습이다. 라이더들은 추위와 바람을 견디기 위해 옷을 겹겹이 껴입는다. 야간에 음식을 배달하는 박 씨는 “내복은 기본이며, 티셔츠 위에 얇은 패딩을 입고, 그 위에 두꺼운 패딩을 한 번 더 입는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겨울철 달리는 오토바이의 추위를 감당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매서운 강추위만큼이나 라이더들을 괴롭히는 것은 그들을 짓누르는 압박감이다. 겨울은 낮은 온도 탓에 다른 계절보다 음식이 빨리 식는다. 음식이 식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끊임없이 그들을 괴롭힌다. 음식 본연의 따끈한 맛을 손님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라이더들은 높은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박 씨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음식이 식거나 늦으면 나로 인해 해당 음식점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며 “배달 과정에서 생긴 문제로 음식점이 낮은 별점이나 부정적인 리뷰를 당하면 배달 기사와 음식점 모두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라이더의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그중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배달대행업에 뛰어든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헬스장, 노래방 등 전면 영업 중단 조치로 인해 수익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배달 대행으로 벌어들인 돈을 유지비로 사용하기도 한다.

현재 전성기를 맞이한 배달대행업은 종사자 수가 늘어난 만큼 그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라이더에 대한 사람들의 무시와 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과거 라이더들은 중식당과 치킨집 등 배달 음식을 위주로 판매하는 식당에서 많이 고용했다. 직업에 대한 자격은 운전 가능 여부가 전부였기에 사람들은 라이더에 대한 사회적 위치를 낮게 평가했다. 박 씨는 “간혹 배달 기사와 상관없는 음식점과의 문제를 만만한 라이더들에게 따지는 손님들이 있다. 그들도 어엿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다. 라이더라는 이유로 정당하지 않은 문제를 갖고 따지는 경우가 줄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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