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지 못한 보건복지부, '집콕댄스'로 뭇매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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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지 못한 보건복지부, '집콕댄스'로 뭇매 맞아
  • 취재기자 김수빈
  • 승인 2021.01.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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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5인 이상 모임·성별 고정관념 고착화 등 지적
비난 쇄도하자 복지부 사과하고 영상 비공개 조치
논란이 된 보건복지부의 ‘집콕댄스’ 영상. 현재는 비공개 조치했다(사진: 보건복지부 ‘집콕댄스’ 영상 캡처).
논란이 된 보건복지부의 ‘집콕댄스’ 영상. 해당 영상은 현재 비공개로 처리됐다(사진: 보건복지부 ‘집콕댄스’ 영상 캡처).

보건복지부가 ‘집콕댄스’ 영상으로 새해부터 곤혹을 치뤘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공식 SNS를 통해 ‘집에서 콕! 핵심방역수칙도 콕콕! 짚어 드릴게요’라는 제목의 2분 28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집에서 흥겨운 춤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자는 취지의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손 씻기, 거리두기, 마스크로 코로나 예방”, “눈치 챙겨 코로나, 얼른 챙겨 마스크”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짚어주는 가사가 나온다. 또 해당 가사에 맞춰 한 가족이 집안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하지만 ‘집콕댄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영상에 5인 이상의 가족이 집에 모여 발을 구르고 뛰는 등의 동작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5인 이상 집합 금지 전 제작됐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지만, 누리꾼들은 현재 방역지침에 어긋나는 영상을 왜 공개하냐고 항의했다. 또 “집 안에서 격렬하게 춤추면 층간소음을 유발할 수도 있지 않냐”, “매일같이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는 엄중한 상황에 춤과 노래는 신중하지 못하다”, “‘집콕댄스’ 영상 만들 돈으로 병상을 확충하고 의료진을 챙겨 달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영상 게재 하루 만에 "국민께 죄송하다"며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또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는 대변인실 자체 제작 영상이라고 해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도 같은 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홍보내용들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려하지 못한 층간소음 등의 문제로 국민들께 지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상에 등장한 인물들의 모습은 성별 고정관념을 고착화한다는 항의도 나왔다.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대해 “여성은 짧은 교복 치마를 입은 학생, 앞치마를 입은 주부로 등장한다”며 “영상에서 정장을 입고 일하는 사람은 남성뿐”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집콕댄스’ 영상을 본 한 누리꾼은 “누구나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시기에 정부부처에서 이래도 되느냐”며 “가뜩이나 집에만 있어서 우울하고 층간소음이 더 심한데 국민들의 심정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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