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석 칼럼] "세상은 미쳤다" ... 그래도(Any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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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석 칼럼] "세상은 미쳤다" ... 그래도(Anyway)
  • 편집국장 송문석
  • 승인 2021.01.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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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정의, 기회와 평등이 무너지고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일상화된 세상
새해에 읽는 켄트 케이스의 ’그래도(Anyway)’가 가리키는 삶의 나침반 따라
‘민들레 홀씨처럼 전 세계로 퍼져나간 역설의 진리’를 곱씹으며 희망을 찾는다

곳곳에 분노와 짜증, 의심과 경계의 눈초리가 날카롭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 서로를 뱀처럼 쳐다보고 혐오한다. 나와 다른 쪽이라면 말도 섞지 않으려 한다. ‘정의’ ‘공정’ ‘기회’ ‘평등’ ‘민주주의’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고 이해된다. 기괴한 세상이다.

개인의 경제력은 값이 오르는 아파트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졌다. 아파트 신분제다.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가격이 4000만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앞으로 청년들과 집 없는 서민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젊은이들은 자신의 능력과 실력보다 ‘빽’을 믿는다. 부모를 잘 만나야 말도 타고, 의대도 간다. 새해 아침 흙수저 제자는 방송국 허드렛 일 알바하면서 취업공부 중이라며 전화로 울먹인다. 가슴이 답답하다.

코로나19는 흉흉한 민심을 더욱 얼어붙게 만든다. 보기 싫고, 듣기 싫고, 말하기 싫은 세상인데 코로나19 핑계로 ‘거리두기’하는 게 차라리 속 편하다는 웃픈 이야기도 들린다. “너 그럴 줄 몰랐다”는 말은 배신감에 몸을 떨 때 터져나온 소리다. 세상이 미친 건지 내가 미친 건지 모르겠다는 말은 이 시대의 유행어다.

켄트 케이스 '그래도(Anyway)'(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켄트 케이스 '그래도(Anyway)' (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그렇다. 세상은 미쳤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진짜로 미쳤으니까.”

미국 변호사이자 주 정부 관료, 대학원 교수, 커뮤니티 활동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켄트 케이스 박사가 쓴 ‘그래도(Anyway)’는 책 머리에서 “세상은 미쳤다”고 말한다. 세상은 지금도 미쳤지만, 과거에도 미쳤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박사는 묻는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고 있을 것인가. 중요한 것은 불평이 아니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마더 테레사 수녀가 봉사했던 인도의 ‘캘커타 어린이 집 벽에 새겨진 글’로 유명해진 ‘역설의 진리.’ 켄트 케이스가 1968년 하버드 대학교 2학년생 때 썼던 짧은 글이 지은이도 모르게 누군가에 의해 소리소문 없이 옮겨 적어지고, 전달되면서 지구를 돌고 돌아 25년 뒤에야 소책자로 세상에 본 모습을 드러낸 ‘그래도(Anyway).’ 켄트 케이스 박사의 10가지 ‘역설의 진리’를 따라가면서 새해 희망의 싹을 틔워보는 건 어떨까 싶다.

 

첫 번째 진리- “사랑하라”

“사람들이 당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사람들이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이며 자기중심적이라고 해서, 혹은 사랑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면 그처럼 슬픈 일도 없을 것이다. 사랑은 지지나 가치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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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논리적이지도 않고 이성적이지도 않다. 게다가 자기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람들을 사랑하라.”

 

두 번째 진리- “착한 일을 하라 1”

“계산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선행도 곱게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성격이 꼬이고 냉소적인 사람들이 당신의 선행을 헐뜯을 수도 있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좌절하지 말자.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당신에게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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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착한 일을 하면 사람들은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고 의심할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세 번째 진리- “성공하라”

“당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대하라. 그들의 행동을 곡해하지 마라. 그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최대한 관심을 보여라. 그러면 그들에게서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다. 더욱이 그들을 적으로 대하지 않으면 훗날 그 사람들을 쉽게 동지와 친구로 만들 수 있다.

비전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라.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돼라. 공격을 당하면 공격하는 사람을 인내와 관용으로 대하라. 현재의 적을 장래의 동지와 친구라고 생각하고 대하라. 무엇보다 진정한 친구와 우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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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성공하게 되면 가짜 친구와 진짜 적들이 생길 것이다. 그래도 성공하라.”

 

네 번째 진리- “착한 일을 하라”

“당신이 열심히 일하면 사람들이 알아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당신의 선행은 곧 잊혀질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인격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사는가 하는 것이다. 진실하고 베푸는 삶을 사는 사람은, 누가 나의 선행을 알아주고 기억해 줄까 걱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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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당신이 착한 일을 해도 내일이면 사람들은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착한 일을 하라.”

 

다섯 번째 진리- “정직하고 솔직하라”

“경쟁 사회에서 자신의 방어벽을 쌓고 갑옷으로 무장하기는 쉽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있다. 갑옷은 사람을 가둬두고 보호만 해줄 뿐이다. 갑옷을 입은 사람은 그 갑옷 크기 만큼만 자랄 수 있다. 더 자라고 싶다면 갑옷을 벗어버려야 한다.

일단 갑옷을 벗고 나면 상처받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취약성은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당신이 인격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굳이 이런 갑옷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힘은 당신 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갑옷을 벗어 던져라. 그리고 정직과 솔직함이 가져다 주는 의미와 만족감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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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고 솔직하면 공격당하기 쉽다. 그래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살아라.”

 

여섯 번째 진리- “크게 생각하라”

“꿈을 가지면 당신의 인생이 더 의미 있어진다. 꿈은 중심을 찾게 해주고 방향을 제시해 준다. 꿈은 노력하고 매진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제공해준다. 꿈이 있으면 사는 게 허무하다거나 무의미하다고 한탄할 겨를이 없다. 만일 큰 뜻을 품고 나아가는데 훼방꾼이 나타나 당신을 밀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손 털고 가던 길을 계속 가기 바란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삶의 의미와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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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사욕에 눈먼 소인배들이 큰 뜻을 품은 훌륭한 사람들을 해칠 수도 있다. 그래도 크게 생각하라.”

 

일곱 번째 진리- “약자를 위해 분투하라”

“약자에게는 승산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약자가 옳고, 마음속으로 약자를 지지한다 하더라도 약자를 지지하는 것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때로는 승진할 수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성공하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길을 가야할 수도 있고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모든 약자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또 약자가 처한 모든 상황이 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있다. 이따금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자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약자를 도와야 한다. 인생을 정리할 즈음에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 약자를 위해 싸운 일이 평생 한 일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일이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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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약자에게 호의를 베푼다. 하지만 결국에는 힘 있는 사람 편에 선다. 그래도 소수의 약자를 위해 분투하라.”

 

여덟 번째 진리- “공들여 탑을 쌓아라”

“당신이 애써 쌓아올린 탑이 물거품이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상실은 하루아침에 찾아올 수도 있다. 설사 당신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별 탈없이 지속된다 해도 언젠가는 사라져버릴 것이다. 하지만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을 가치가 있다. 그 일은 기쁨과 만족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여러 해 동안에 걸쳐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탑이 무너졌다 하더라도 당신의 업적에 손상이 가지는 않는다. 무언가를 이루었다면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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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공들여 쌓은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도 탑을 쌓아라.”

켄트 케이스 '그래도(Anyway)' (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켄트 케이스 '그래도(Anyway)' (사진: 취재기자 송문석).

아홉 번째 진리-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도움이 필요한데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런 현실을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무기력하거나 의존적인 존재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식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 해도 당신이 도우려고 하면 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도와주려고 했다는 이유로 당신을 공격하기도 한다.

어느 곳에나 절실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당신이 도움을 주었는데 상대방이 당신을 공격한다면, 그 공격은 당신을 향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처지에 화가 났거나 무력함과 싸우는 중일 것이다. 그 사람의 분노를 막지 마라. 당신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 이제 당신이 도울 차례다. 다른 사람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도움을 주어 그 사람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 당신은 인생의 깊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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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면 보따리 내놓으라고 덤빌 수도 있다. 그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라.”

 

열 번째 진리-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헌신하라”

“조직이나 이웃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대가가 형편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당신이 헌신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답지 않은 결정이다.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당신은 태생적으로 특별한 사람이며 특별한 재능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말은 당신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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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 먹던 힘까지 다해 헌신해도 칭찬을 듣기는커녕 경을 칠 수도 있다. 그래도 헌신하라.”

(출처: 그래도(Anyway)/켄트 케이스 지음/문채원 옮김/더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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