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키오스크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은 장애인에게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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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키오스크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은 장애인에게 '그림의 떡'
  • 부산시 영도구 이태녕
  • 승인 2020.12.22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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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꽃집·무인 과자매장 늘어도 시각 장애인 이용 불가
비대면 강의는 청각 장애인에겐 또 하나의 장벽
사회적 약자 인권과 복지 함께 고려하는 신기술 필요
오늘날의 과학의 발전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오늘날의 과학의 발전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최근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고, 또 그만큼 새로운 가게들이 생겨났다. 눈에 띄는 점은 새로운 가게는 무인 꽃집, 무인 빨래방,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 등 무인으로 운영되는 매장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무인화(無人化)는 몇 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더욱 가속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우리 집 근처에 생긴 세계 과자 할인점, 코인 빨래방도 모두 손님이 직접 결제하는 무인 시스템이다. 머지않은 미래엔 기계가 대부분의 노동을 대체할 것이란 예감도 든다.

무인화 기술의 대표적인 예로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주문기인 ‘키오스크’가 있다. 키오스크는 서비스 업무의 무인・자동화를 통해 대중들이 쉽게 이용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장애인과 고령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은 키오스크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며, 휠체어를 타고 있는 경우엔 스크린 높은 곳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더 많은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변화했지만, 오히려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은 소외되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 날 시내에 갔는데, 인도와 차도 구분 없이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는 사람들 틈을 헤치며 지나가다가 우연히 인파 속에서 휠체어를 타고 이도 저도 못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어 휠체어를 탄 상태로는 쉽게 움직일 수 없던 것이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처음으로 복지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장애추정인구는 267만 명이다. 그중에서 휠체어 사용자는 약 150만 명인데, 막상 밖에 나가면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탄 사람을 보는 일은 드물다. 이동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지 않아 이동에 불편함을 느낀 장애인들이 밖에 잘 나가지 않게 되고,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장애인을 마주할 일이 없으니 장애인 복지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된다.

현재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가상현실, 자율주행차 등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나날이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진행되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시각장애인은 편의점에서 음료나 과자를 하나 고르는 것조차 힘들고, 청각장애인들은 입모양만 보며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나는 과학의 발전과 함께 사회적 약자의 복지와 인권도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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