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두환 전 대통령에 사자명예훼손 유죄 인정...정작 본인은 역사와 민족 앞에 사과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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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전두환 전 대통령에 사자명예훼손 유죄 인정...정작 본인은 역사와 민족 앞에 사과 안 해
  • 울산시 울주군 이현지
  • 승인 2020.12.05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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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5.18 시위 현장에서 헬기 시격 있었음을 처음으로 인정
최악의 반민주적 정부 운영한 죄, 전두환은 역사와 국민에게 사죄할 일 남아

“내 통장잔고는 29만 원뿐이다”라는 망언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헬기 사격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2017년 자신의 회고록에서 군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 중, 고등학교 시절 역사시험에 단골로 나오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임기 시절 저질렀던 죄들은 대강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죄를 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일까?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의 회고록까지 출판하며 자신은 죄가 없다고 주장한다. 법이 그를 유죄라고 하는 데도 인정하지 않는 그를 보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속담이 딱 맞는 것 같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사진: 더팩트 제공).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월 30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사진: 더팩트 제공).

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임기 시절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암흑기라고 생각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신의 입맛에 맞춘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되기 위한 요건에는 3권분립, 국민의 알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informed democracy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는 국회를 해산시켜 권력을 장악했다. 국민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여론의 입을 막았다. 결국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커다란 전두환 왕국만 남았다.

애초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가진 권력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가지게 된 비합리적인 권력이었다. 그는 이 권력을 마법의 요술봉처럼 부렸다. 뽀로로롱하는 요술봉 소리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국가를 주물렀다. 그가 원하는 대로 정치를 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독재에 관한 정보를 알릴 수 없게 언론을 탄압했다. 이 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을 빨갱이로 몰아 무력으로 진압했다. 그러나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으로 권력을 휘두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은 죄가 없다고만 주장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저지른 가장 큰 죄는 바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무시했고, 국민들이 가진 자유를 빼앗는 정치를 행했다. 당장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만 펼쳐봐도 그가 저지른 악행이 잘 나와 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앵무새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한다. 자신은 돈도 없으며, 내가 저지른 죄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분명한 건 그는 법 앞에서, 민주주의 앞에서, 정치 앞에서는 죄인이다.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모른 척한다고 죄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은 역사에 그대로 남아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그는 유죄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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